[현장-데스크 핫라인] 보수적인 벤투, 고집과 틀을 깨다!

입력 2019-03-27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재성(오른쪽)이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13분 멋진 중거리 슛으로 2-1 승리를 완성하는 골을 터뜨린 뒤 황의조(왼쪽), 이청용 등 동료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상암|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이재성(오른쪽)이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13분 멋진 중거리 슛으로 2-1 승리를 완성하는 골을 터뜨린 뒤 황의조(왼쪽), 이청용 등 동료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상암|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대한민국 축구가 6만여 붉은 물결 앞에서 아시아 맹주의 위상을 지켰다.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미 강호’ 콜롬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전반 16분 ‘캡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골로 리드를 잡았고 후반 초반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후반 13분 이재성(홀슈타인 킬)의 추가골로 다시 앞섰다. 22일 볼리비아전(울산)을 1-0으로 이긴 한국은 3월 A매치 시리즈를 2연승으로 장식했다.

태극전사들은 6월 3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다시 모여 국내 A매치(장소 미정)를 대비한다. 일정은 6월 6~7일, 11일이 유력한 가운데 호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를 섭외하고 있다.


Q=적극적인 변화, 폭넓은 선수 활용이 인상적이다.


A=벤투 감독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 과거 포르투갈을 이끌었을 때도 한 번 라인업이 정해지면 거의 허물지 않았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 지휘봉을 잡은 후에도 이러한 모습은 바뀌지 않았다. 많은 선수들을 고루 기용하기보다 거의 동일한 베스트11을 구축했다.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왼쪽) 감독이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되는 권창훈(가운데)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상암|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왼쪽) 감독이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되는 권창훈(가운데)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상암|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이번 소집은 달랐다. 소집훈련을 시작하면서 “포메이션 변화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4-2-3-1로 굳혀진 듯 하던 포메이션이 투 톱을 기반으로 한 4-1-3-2로 전환됐다. 전방에 무게를 실어 많은 찬스를 만들기 위한 의도로 해석됐다.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예선이 9월 시작되는데,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은 한국을 만나면 라인을 끌어내린다. 화력을 키우려면 위험부담은 불가피하다. 동시에 한국 벤치는 선수들도 많이 투입했다. 1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권창훈(디종), 조현우(대구FC),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권경원(톈진 톈하이) 등을 두루 기용하며 플랜B까지 대비했다.


Q=백승호(지로나FC)가 명단에 포함됐다.


A=백승호는 이강인(발렌시아CF)과 함께 3월 A대표팀 명단(27명)에 포함됐다. 그러나 그는 볼리비아전에서 23인 출전엔트리에서 아예 제외됐다. 김진수(전북 현대)와 정승현(가시마 앤틀러스)이 각각 컨디션 난조와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해 25명이 남았지만 공식 평가전 엔트리는 23명이다. 감기몸살에 걸린 정우영(알 사드)과 함께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동료들을 지켜봤다. 콜롬비아전은 상황이 달랐다.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무릎 통증으로 소집 해제돼 24명으로 인원이 줄었다. 벤투 감독은 김정민(FC리퍼링)만 콜롬비아전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다만 A매치 데뷔는 다음 소집으로 미뤄졌다.


Q=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포르투갈)과의 만남이 화제였다.


A=한국은 콜롬비아가 무섭지 않았다. 이전까지 상대전적 3승2무1패로 우위를 점했다. 다만 적장은 몹시 껄끄러웠다. 케이로스 감독은 2011년부터 올해 초까지 이란을 이끈 동안 유독 한국에 강했다. 한국은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1무4패에 그쳤다.

그러나 벤투 감독과는 돈독한 관계다. ‘선수’ 벤투를 처음 포르투갈 대표팀으로 호출한 건 당시 사령탑 케이로스 감독이었다. 둘은 “우린 서로를 존중한다. 과거는 잊고 좋은 경기를 하자”고 입을 모았다. 물론 태극전사들은 달랐다. 긴 악연을 끊으려는 의지가 좋은 경기력에서 묻어나왔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