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선배님 타석인줄도 몰랐죠” 키움 새내기 박주성의 수줍은 고백

입력 2019-03-28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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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박주성이 2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스포츠동아와 인터뷰를 마친 뒤 활짝 웃고 있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이대호 선배님 타석인데, 타자가 누군지도 모른 채로 막 올라갔어요.”

2019시즌 키움 히어로즈의 1차지명 신인 박주성(19)은 2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KBO리그 데뷔전을 돌아보며 환하게 웃었다.

KBO리그 데뷔의 꿈은 생각보다 빨리 이뤄졌다. 키움 장정석 감독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직후 “(박)주성이가 굉장히 씩씩하게 던진다. 제구도 괜찮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두 차례 시범경기에서 1.2이닝을 무실점으로 봉쇄하며 확실하게 눈도장을 받았고, 개막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3월 24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야구인생에 영원히 남을 ‘데뷔 첫 등판’ 기록을 남겼다.

요즘 박주성은 선배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한다. 짧은 머리를 하고 천진난만하게 웃는 모습이 ‘순수 신인’이라는 이미지와 잘 어울렸다. 2018년 6월25일 KBO 신인 1차지명회의 당시 “팀 승리를 확실히 지켜내는 선수”를 목표로 삼았던 그가 프로 첫 등판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공교롭게도 박주성이 KBO리그에서 처음 상대한 타자는 이대호(37·롯데)다. 일본프로야구(오릭스 버펄로스~소프트뱅크 호크스)와 메이저리그(시애틀 매리너스)를 경험했고, KBO리그 통산 296홈런을 기록 중인 대표 4번타자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신인 투수가 상대하기에는 분명 부담스러운 존재다.

박주성은 “지금 생각해도 정신없을 정도로 긴장했다”며 “이대호 선배님 타석인데, 타자가 누군지도 모른 채로 (마운드에) 막 올라가서 던졌다. 초구(시속 140㎞ 직구)에 아웃카운트를 잡고(2루수 뜬공) 전광판을 봤는데, 이대호 선배였다. 그 이후부터 마음 편하게 던졌다”고 환하게 웃었다. 1이닝 2안타 1삼진 무4사구 무실점, 성공적인 데뷔전이었다. 장 감독도 “주성이가 스트라이크를 던지면서 싸워줘서 정말 고맙다. 긴장한 모습이 보이길래 볼이 많을 줄 알았는데,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아는 투수다. 보기 좋았다”며 “아직 구종이 직구와 슬라이더 2개로 단조롭지만, 지금은 가장 자신 있는 구종으로 짧은 이닝을 소화하면 된다”고 기를 살려줬다.

순조롭게 첫발을 뗐다. 그만큼 자신감도 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주성은 “데뷔전은 데뷔전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기회가 오면 나갈 수 있게 준비를 더 잘해야 한다. 꼭 그렇게 하겠다.” 목소리에 힘이 느껴졌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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