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허지웅 마닷부모, “IMF 때문에?” 암투병 중에도 분노

입력 2019-04-10 10: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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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 마닷부모, “IMF 때문에?” 암투병 중에도 분노

오죽 어이가 없으면 글을 올렸을까. 혈액암(미만성거대 B세포 림프종) 투병 중인 영화평론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마이크로닷·산체스 부모에게 일침을 가했다.

허지웅은 9일 밤 인스타그램 계정에 “아무래도 투병 중에는 ‘아프요’, ‘외로워요’ (같은) 앓는 소리를 하게 되니 SNS를 아예 닫아놓고 있었다. 그런데 이건 너무하는 거 아닌가”라고 운을 뗐다.

허지웅은 “‘IMF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니. IMF 터지자 마자 대학교 입학해서 등록금부터 집세, 생활비 모두 알아서 해결했다. 아르바이트 두개 뛰고 들어와 고시원 옆방 아저씨가 내어놓은 짜장면 그릇 가져다가 밥을 비벼먹었어도 조금도 창피하지 않았다. 그 시절을 청년으로, 가장으로 통과해낸 수많은 사람이 다들 그렇게 버티어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의 사연 많았을 주머니를 털어놓고 이제와서 뭐라는 건가. 대체 어떤 삶을 살고 나잇값에 관한 아무런 자의식이 없으면 저런 변명을 할 수 있는 건가.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해시태그로 “#마닷부모”라고 글을 쓰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허지웅은 IMF를 핑계로 한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든 마이크로닷·산체스 부모의 사기 행각을 비판하고 있다. 암 투병 중에도 마이크로닷·산체스 부모가 늘어놓은 황당한 변명이 허지웅을 분노하게 한 것이다.

마이크로닷·산체스 부모는 1998년 충북 제천에서 이웃들에게 거액의 돈을 빌린 뒤 갚지 않고 잠적, 해외로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관련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중단됐던 사건 수사가 다시 시작됐다. 이로 인해 마이크로닷·산체스 부모는 사기 혐의로 인터폴 적색 수배를 받았다.

이후 귀국하겠다는 의사만 밝힌 채 시간을 끌던 마이크로닷·산체스 부모는 지난 8일 오후 7시 30분경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출발한 항공편을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자진 귀국 의사를 밝힌 지 약 5개월 만이다. 마이크로닷·산체스 부모는 입국 직후 곧바로 경찰에 압송됐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취재진이 피해자들에게 할 말 없냐고 묻자 마이크로닷·산체스 부모는 “죄송하다. IMF가 터져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이는 많은 이의 공분을 샀다. 허지웅 역시 분노했다. 암 투병 중에도 어처구니 없는 해명을 늘어놓는 마이크로닷·산체스 부모에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한편 마이크로닷·산체스 부모는 최근까지 변호사 등을 통해 피해자들과 합의를 진행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피해자와는 합의했지만, 전체 피해자와 합의 진행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 다음은 허지웅 SNS 전문 -

아무래도 투병 중에는 아파요 외로워요 앓는 소리를 하게 되니 SNS를 아예 닫아놓고 있었다. 그런데 이건 너무하는 거 아닌가. "IMF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니. IMF 터지자 마자 대학교 입학해서 등록금부터 집세, 생활비 모두 알아서 해결했다. 아르바이트 두개 뛰고 들어와 고시원 옆방 아저씨가 내어놓은 짜장면 그릇 가져다가 밥을 비벼먹었어도 조금도 창피하지 않았다. 그 시절을 청년으로, 가장으로 통과해낸 수많은 사람들이 다들 그렇게 버티어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의 사연 많았을 주머니를 털어놓고 이제와서 뭐라는 건가. 대체 어떤 삶을 살고 나잇값에 관한 아무런 자의식이 없으면 저런 변명을 할 수 있는 건가.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마닷부모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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