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 마닷부모, “IMF 때문에?” 암투병 중에도 분노
오죽 어이가 없으면 글을 올렸을까. 혈액암(미만성거대 B세포 림프종) 투병 중인 영화평론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마이크로닷·산체스 부모에게 일침을 가했다.
허지웅은 9일 밤 인스타그램 계정에 “아무래도 투병 중에는 ‘아프요’, ‘외로워요’ (같은) 앓는 소리를 하게 되니 SNS를 아예 닫아놓고 있었다. 그런데 이건 너무하는 거 아닌가”라고 운을 뗐다.
허지웅은 “‘IMF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니. IMF 터지자 마자 대학교 입학해서 등록금부터 집세, 생활비 모두 알아서 해결했다. 아르바이트 두개 뛰고 들어와 고시원 옆방 아저씨가 내어놓은 짜장면 그릇 가져다가 밥을 비벼먹었어도 조금도 창피하지 않았다. 그 시절을 청년으로, 가장으로 통과해낸 수많은 사람이 다들 그렇게 버티어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의 사연 많았을 주머니를 털어놓고 이제와서 뭐라는 건가. 대체 어떤 삶을 살고 나잇값에 관한 아무런 자의식이 없으면 저런 변명을 할 수 있는 건가.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해시태그로 “#마닷부모”라고 글을 쓰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허지웅은 IMF를 핑계로 한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든 마이크로닷·산체스 부모의 사기 행각을 비판하고 있다. 암 투병 중에도 마이크로닷·산체스 부모가 늘어놓은 황당한 변명이 허지웅을 분노하게 한 것이다.
이후 귀국하겠다는 의사만 밝힌 채 시간을 끌던 마이크로닷·산체스 부모는 지난 8일 오후 7시 30분경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출발한 항공편을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자진 귀국 의사를 밝힌 지 약 5개월 만이다. 마이크로닷·산체스 부모는 입국 직후 곧바로 경찰에 압송됐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취재진이 피해자들에게 할 말 없냐고 묻자 마이크로닷·산체스 부모는 “죄송하다. IMF가 터져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이는 많은 이의 공분을 샀다. 허지웅 역시 분노했다. 암 투병 중에도 어처구니 없는 해명을 늘어놓는 마이크로닷·산체스 부모에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 다음은 허지웅 SNS 전문 -
아무래도 투병 중에는 아파요 외로워요 앓는 소리를 하게 되니 SNS를 아예 닫아놓고 있었다. 그런데 이건 너무하는 거 아닌가. "IMF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니. IMF 터지자 마자 대학교 입학해서 등록금부터 집세, 생활비 모두 알아서 해결했다. 아르바이트 두개 뛰고 들어와 고시원 옆방 아저씨가 내어놓은 짜장면 그릇 가져다가 밥을 비벼먹었어도 조금도 창피하지 않았다. 그 시절을 청년으로, 가장으로 통과해낸 수많은 사람들이 다들 그렇게 버티어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의 사연 많았을 주머니를 털어놓고 이제와서 뭐라는 건가. 대체 어떤 삶을 살고 나잇값에 관한 아무런 자의식이 없으면 저런 변명을 할 수 있는 건가.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마닷부모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