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코, 결단코 마약을 하지도, 권하지도 않았다.” 가수 박유천이 10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속된 황하나 씨의 마약 투약 혐의와 자신은 아무 관련이 없음을 강조하는 자필 입장문을 읽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혐의가 인정된다면
연예계 은퇴를 넘어
인생 부정당하는 것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 씨에게 “마약을 권했다”는 의심을 받아온 가수 박유천(33)이 억울함을 호소했다.
박유천은 10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결코 마약을 하지도, (황 씨에게)권하지도 않았다”며 황 씨와 자신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강조했다. 앞서 황 씨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연예인 권유로 마약을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에 2017년 황 씨와 교제한 박유천이 해당 연예인이 아니냐는 일부의 시선을 받았다.
핼쑥한 얼굴의 박유천은 이날 흰 셔츠에 검은 정장 차림으로 회견장에 나타나 직접 쓴 입장문을 읽었다. 그는 “황 씨가 지목한 연예인이 저인가 하는 생각에 너무 무서웠다.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마약을 한 사람이 되는 건가 두려움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이어 “아니라고 발버둥쳐도 그렇게 돼버릴 수밖에 없을 거라는 공포가 찾아왔다”며 울먹인 그는 “결단코” “결단코”라는 단어를 두 번이나 힘주어 말하며 “마약을 하지 않았다”고 결백함을 호소했다.
박유천은 2016년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무혐의를 받고 자숙한 후 최근 재개하기 위해 “하루하루 채찍질을 하면서 고통을 견디고 노력했지만, 그런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마약을 생각하거나 복용했다는 것은 정말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혐의가 인정된다면 연예인 박유천으로서 활동을 중단하고 은퇴하는 문제를 넘어 제 인생 모든 것이 부정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박한 마음”이라며 경찰에서도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말했다.
박유천은 황하나와 교제한 2017년부터 지난해 초 헤어질 때까지 상황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결별 후 황 씨가 찾아와 하소연할 때면 너무나도 고통스러웠고 처방받은 수면제로 잠을 든 적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황 씨도 우울증으로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저는 그 약과는 관련이 없다”며 “제게 마약 전과가 있다거나 불법적인 약을 복용 중이라는 이야길 한 적도 없었다”고 돌이켰다.
이에 앞서 또 다른 마약 혐의로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미국 출신 방송인 로버트 할리(하일·60)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이날 경기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렸다. 그는 이달 초 서울 자택에서 인터넷으로 구매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8일 체포됐다. 그는 “가족과 동료,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가수 로이킴이 음란물 유포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한편 가수 정준영(30) 등이 있는 스마트폰 메신저 단체대화방에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 로이킴(김상우·26)이 이날 오후 2시45분경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4시간 10분 동안 조사를 받았다. 학업을 위해 머무르던 미국에서 몰래 귀국한 지 하루 만이다.
수척한 얼굴에 검은 정장을 입은 그는 “저를 응원해주신 팬들과 가족에게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음란물은 본인이 직접 촬영했나” “음란물 유포가 불법인 줄 몰랐나” “마약 검사에 응할 생각 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앞서 경찰은 로이킴이 포함된 단체대화방에서 마약류를 지칭하는 은어가 수차례 사용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