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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SK 와이번스 주장 이재원(32)은 4월30일까지 올 시즌 31경기에서 타율 0.229(105타수24안타), 4홈런, 15타점을 기록 중이다. 기본적인 성적만 보면 2018시즌 직후 4년 총액 69억원의 대형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안겨준 구단의 기대치를 충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재원은 “타격감이 좋지 않다 보니 아무렇지 않게 야구장에 나오는 것 자체가 가장 힘들다”고 털어놓으면서도 “7회 이후, 2점차 이내의 승부처는 내가 더 집중할 수밖에 없고, 더더욱 살아 나가야 할 타이밍이다. 실제로 올해 7회 이후에 극단적으로 타격 성적이 쏠려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오히려 투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재원은 SK의 주장이자 주전포수다. 포수로서 지닌 가치도 엄청나다. SK 투수들이 팀 평균자책점 부문 3위(3.74)로 순항 중인 데는 이재원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이재원이 안방을 지킬 때 팀 평균자책점이 3.52에 불과한 것이 이를 설명한다. 이재원은 “우리 투수들이 좋다. 끝까지 게임이 된다는 게 내가 승부처에서 잘 칠 수 있는 비결이다. 투수들이 승부처까지 경기를 잘 끌고 가는 그 가치를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캡틴’다운 답변이었다.
이재원의 말 마디마디에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감이 묻어났다. “나는 투수와 야수의 중간 입장이다. 야수들이 잘해주는 덕분에 편안하게, 여유 있게 뛸 수 있는 것이다. 팀이 좋아지는 과정이고, 좋은 쪽으로 정말 많이 기대된다.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연승가도를 달릴 때는 성취감이 두 배가 된다”고 강조했다. 승부처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물론 선수단을 이끄는 ‘무형의 가치’도 무시할 수 없다는 의미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