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재원에게 물었다 “승부처에 유독 강한 비결이 뭔가요”

입력 2019-05-01 13:16: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스포츠동아DB

SK 와이번스 주장 이재원(32)은 4월30일까지 올 시즌 31경기에서 타율 0.229(105타수24안타), 4홈런, 15타점을 기록 중이다. 기본적인 성적만 보면 2018시즌 직후 4년 총액 69억원의 대형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안겨준 구단의 기대치를 충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팀의 승리를 이끄는 선수’라는 틀에서 접근하면 얘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이재원은 승부처인 7회 이후, 2점차 이내(이하 승부처)에선 완전히 다른 타자로 변신한다. 10개구단 타자 가운데 승부처에서 두 번째로 많은 29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462(26타수12안타), 2홈런을 기록했다. 특히 15타점 가운데 11타점을 7회 이후에 올렸을 정도로 후반 승부처에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뽐냈다. 또 총 네 차례 결승타를 터트리며 이 부문 공동 1위인 김재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이상 두산 베어스), 유강남(LG 트윈스)에 이어 이 부문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SK가 10차례 1점차 승부에서 전승을 거둔 것도 이재원의 활약과 무관하지 않다. 이재원을 만나 그 비결을 물었다.

이재원은 “타격감이 좋지 않다 보니 아무렇지 않게 야구장에 나오는 것 자체가 가장 힘들다”고 털어놓으면서도 “7회 이후, 2점차 이내의 승부처는 내가 더 집중할 수밖에 없고, 더더욱 살아 나가야 할 타이밍이다. 실제로 올해 7회 이후에 극단적으로 타격 성적이 쏠려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오히려 투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재원은 SK의 주장이자 주전포수다. 포수로서 지닌 가치도 엄청나다. SK 투수들이 팀 평균자책점 부문 3위(3.74)로 순항 중인 데는 이재원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이재원이 안방을 지킬 때 팀 평균자책점이 3.52에 불과한 것이 이를 설명한다. 이재원은 “우리 투수들이 좋다. 끝까지 게임이 된다는 게 내가 승부처에서 잘 칠 수 있는 비결이다. 투수들이 승부처까지 경기를 잘 끌고 가는 그 가치를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캡틴’다운 답변이었다.

이재원의 말 마디마디에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감이 묻어났다. “나는 투수와 야수의 중간 입장이다. 야수들이 잘해주는 덕분에 편안하게, 여유 있게 뛸 수 있는 것이다. 팀이 좋아지는 과정이고, 좋은 쪽으로 정말 많이 기대된다.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연승가도를 달릴 때는 성취감이 두 배가 된다”고 강조했다. 승부처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물론 선수단을 이끄는 ‘무형의 가치’도 무시할 수 없다는 의미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