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4번 타자’ 박병호, 마침내 불붙은 홈런왕 경쟁

입력 2019-05-01 16: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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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박병호. 스포츠동아DB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33)가 다시 ‘제 옷’을 입었다. 4번 타자로 복귀한 뒤 공교롭게도 무섭게 홈런포를 가동하고 있다.

박병호는 4월 30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K 와이번스전에서 4번 타자로 출전해 6타수 4안타(1홈런) 2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시즌 7호포까지 쏘아 올리며 홈런부문 공동 1위로 올라섰다.

‘맞춤옷’이나 다름없는 4번 타자로 돌아온 박병호의 페이스는 그야말로 거침이 없다. 최근 5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터트리면서 ‘몰아치기’ 본능을 한껏 뽐내고 있다. 타율 역시 고공행진이다. 4번을 맡은 뒤 5경기에서 타율 0.545를 기록했다.

영웅 군단의 ‘클린업’ 상징이나 다름없던 박병호가 뒤늦게 4번으로 나서게 된 데에는 나름의 사연이 있다. 키움 장정석 감독은 시범경기 때부터 “박병호의 타순을 2·3번으로 생각 중이다. 한 타석이라도 더 많이 들어가게 되면, 상대 투수들이 받는 압박감이 상당할 것”이라고 설명했고, 시즌 개막 후 한동안 그의 타순을 지난해보다 앞에 배치했다.

그러나 박병호의 타순 조정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3번으로 꾸준히 출전한 박병호는 타율 0.288에 그쳤다. 홈런도 단 2개에 그쳐 장타에서 특유의 장기를 발휘하지 못했다.

장 감독은 얼마 전 “박병호의 타순이 다시 앞으로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자신의 판단 실수를 인정하고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박병호는 감독이나 타순이 아닌 자신의 부족함을 탓했다. 초반 장타 실종에 대해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단순히 ‘내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자리에서든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고, 자신의 다짐을 그라운드에서 실력으로 보여주고 있다.

4번 타자로 돌아온 박병호는 4월까지 7홈런으로 두산 베어스 김재환, 호세 페르난데스, NC 다이노스 양의지와 함께 홈런부문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미국 진출 전이었던 2012시즌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을 독차지했던 박병호가 거포 경쟁에 본격 가세하면서 2018년 홈런킹 김재환과 모처럼 두산에서 ‘외국인 타자 몫’을 해내고 있는 페르난데스, 지난해까지 두산에 몸담았다 NC로 이적한 ‘프리에이전트(FA) 대박맨’ 양의지가 펼치는 ‘홈런 4국지’는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박병호는 최근 기세에 대해 “특별히 다른 것은 없다. 다만 요즘 들어 타격감이 올라오고 있는 것은 맞다. 타격 사이클이 좋다고 봐야 한다”며 평소처럼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홈런왕 박병호’가 다시 한번 왕좌를 향해 압도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을 지, 야구팬들의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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