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화 박상원이 말하는 변화 “야수들과 호흡하는 여유”

입력 2019-05-02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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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박상원. 스포츠동아DB

이토록 빨리 팀의 주축 계투요원이 될 줄은 몰랐다. 2018시즌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을 때만 해도 물음표를 완전히 지우진 못했다. 더욱 심해질 상대 견제를 뚫어내고 꾸준한 활약을 보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한화 이글스 박상원(26)은 2019시즌에도 팀의 필승계투요원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2018시즌의 활약을 발판 삼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한 기량을 뽐내고 있는 것이다. 한용덕 감독 체제에서 강력한 불펜을 구축한 비결 가운데 하나가 박상원의 성장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박상원은 1일까지 올 시즌 14경기에 등판해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2.51(14.1이닝 4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실점을 허용한 3경기(2이닝 4자책점)가 발목을 잡았지만, 이를 제외한 11경기에선 실점 없이 안정감을 뽐냈다. 14.1이닝 동안 볼넷을 3개만 허용한 것(삼진 10개)도 박상원의 안정감을 설명하는 지표다. 입단 첫해(2017시즌) 지적됐던 컨트롤의 약점을 상쇄했다는 증거여서다. 최고구속 150㎞, 평균구속 145㎞의 빠른 공과 주무기인 포크볼, 슬라이더의 위력은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

풀타임 2년째를 보내고 있는 박상원을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만나 진심을 들어봤다. “지금은 타자와 싸우는데만 집중한다”고 강조한 그의 말 마디마디에 책임감이 묻어났다.

- 한화 계투진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했다.

“겨우내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한 게 큰 도움이 된다. 힘이 있으니 버틸 수 있는 것이다. 사실 계투요원은 경기에 나가지 않더라도 몸을 푸는 것 자체가 일이다. 실제로 등판한 경기보다 더 많이 준비한 게 사실이다. 트레이닝파트에서 그런 부분까지 다 점검하며 관리를 해주셔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그 덕분에 잘 버티고 있는 게 아닐까.”

- 두 번째 풀타임 시즌이다. 지금까지 과정을 평가해본다면.

“아직 (평가할 때가) 아닌 것 같다. 시즌 초반에는 날씨가 추운 탓에 타자들의 배트가 제대로 안 돌아간 것도 있다고 본다. 그리고 수 싸움에 대해 많이 느낀다.”


- 수 싸움이라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누가 봐도 변화구 타이밍에 직구가 들어갔는데, 타자의 타이밍이 맞지 않은 것이 좋은 예다. 그런 노림수가 생긴 것 같다. 상대팀의 견제가 들어오니 포수 (최)재훈이 형과 함께 그에 대처할 수 있는 노림수를 더 많이 연구하고 있다. 볼배합을 통해 타자들에게 혼란을 줘야 한다.
타자들이 ‘언젠가는 특정 구종을 하나 던지겠지’라고 생각하다면, 우리가 한수 위에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 결과가 안 좋으면 어쩔 수 없지만, 투수는 늘 선택하고 공격하는 입장이다. 내가 주도권을 잡아야 타자들을 더 잘 막을 수 있다.”

- 2018시즌과 비교해 가장 크게 성장한 부분은.

“이전보다는 확실히 침착해진 것 같다. 지난해에는 마운드에서 덜렁거린다는 느낌을 지우지 못했다. 안타를 맞고 흔들리는 일도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마운드 위에서 야수들과 호흡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지난해에는 (하)주석이 형만 봤는데, 올해는 (정)은원이 등 다른 선수들과도 시선을 맞추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 무엇보다 야수들에게 ‘내가 막아줄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경험을 통한 성장이 가장 큰 것 같다.”

대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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