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의 피버피치] 절박하게 싸워라! 슈퍼매치가 슈퍼매치로 남을 마지막 기회

입력 2019-05-0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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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1 2019’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올 시즌 첫 슈퍼매치를 앞두고 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수원 타가트, 이임생 감독, 서울 최용수 감독, 오스마르(왼쪽부터)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슈퍼매치’는 K리그 최고의 흥행카드였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구촌 최고의 라이벌전 가운데 하나로 꼽을 정도로 두 팀의 충돌은 언제나 흥미진진했다. 팬들은 물론 미디어의 관심도 높았다. 경기 당일에는 수많은 취재진이 현장을 찾았는데, 흡사 대표팀 A매치를 방불케 했다.

그런데 요즘의 모습은 많이 아쉽다. 보기 좋은 떡이 맛없고, 소문난 잔칫집 음식이 신통치 않은 경기가 계속됐다. 치열하게 싸우고 피가 튀던 치열함이 사라졌다. 승리의 희열을 찾기보다 패배의 아픔을 피하려는 자세로 임한 결과다. 한때 7골까지도 터지던 ‘슈퍼매치’는 세 골 이상 바라는 것이 사치인 상황에 다다랐다.

심드렁한 경기는 팬들이 외면하는 법이다. 그나마 서울의 안방 서울월드컵경기장은 3만~4만 관중몰이를 이어가 체면을 지켰으나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 애칭)는 처참하다. 2만8109명(2016년 4월)을 찍은 관중이 지난해 4월 슈퍼매치 때는 50% 하락한 1만3122명으로 뚝 떨어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유료 관중만 발표하고, 살림살이 팍팍한 수원의 하락과 맞물린 여파도 크나 강등위기에 놓인 지난해 서울도 ‘슈퍼매치(5월 5일)’만큼은 3만202명을 끌어들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수원을 향한 시선은 몹시 불편하다.

다가올 어린이 날(5월 5일), 빅버드에서 K리그 통산 87번째(리그+컵 대회) ‘슈퍼매치’가 펼쳐진다. 32승씩 나눠가졌고 22차례 비긴 두 팀은 FA컵에서 6번(2승3무1패 서울 우세) 싸웠고, 아시아 클럽선수권(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전신)에서 두 번 비겼다. 박빙이다. 다만 최근 흐름은 서울이 주도했다. 2015년 4월 1-5 패배가 마지막 쓰라린 기억이다. 이후 7승6무로 압도했다.

그러나 이번 승부는 새로운 출발이다. 수원은 이임생 감독이 부임했고, 서울은 최용수 감독이 컴백했다. 경험은 대행 신분으로 지낸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수원과 19번 싸운(7승5무7패) 최 감독이 앞서나 ‘슈퍼매치’는 의외의 변수가 많다. 두터운 친분을 자랑하는 두 감독의 의지는 분명하다. “기쁨과 재미를 모두 주겠다”는 것. 모두가 “물러서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모처럼 분위기도 좋다. 티켓 예매열기가 폭발적이다. 최소 3만 관중이 찾을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온다. 공은 두 팀으로 넘어갔다. 부디 화끈한 경기를 향한 약속이 지켜지길 바란다. 팬들은 우연히 얻어 걸린 승리보다 절실히 싸운 뒤의 당당한 패배에 갈채를 보낼 준비가 돼 있다. 실망의 반복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슈퍼매치’가 ‘슈퍼매치’로 계속 남을 수 있는,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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