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시티 클래스 증명한 믹스, 모든 걸 챙긴 울산

입력 2019-05-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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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믹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축구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이 있다. 비기기만 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때다.

7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시드니FC(호주)와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홈 5차전에 임한 울산 현대의 입장이 딱 그랬다.

모든 면에서 유리했다. 앞선 4경기에서 2승2무(승점8)를 기록한 울산은 조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2위 상하이 상강(중국·승점5), 3위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승점4)와 격차를 고려했을 때 꼴찌 시드니(승점3)와 무승부만 거둬도 16강 토너먼트 진입을 확정할 수 있었다.

달콤한 내일을 향한 안일함. 울산 김도훈 감독은 이를 걱정했다. 6일 사전기자회견에서 “결정된 건 없다. ‘비겨도 좋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정신무장을 주문했다.

시드니의 처지도 고려해야 했다. 3무1패로 승리는 없었으나 경기력이 나쁘지 않다. 울산 원정을 잡으면 16강을 바라볼 수 있었다. 시드니 스티브 코리카 감독은 “우리도 경기를 잘했다. 도전적으로 승리하겠다”고 했다.

기대와 달리 전반은 답답했다. 주니오를 원 톱에 세운 4-1-4-1을 뼈대로 믹스의 위치에 따라 4-2-3-1을 오간 울산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공격에 무게를 실었고, 시드니는 역습으로 한 방을 노렸으나 유효 슛은 없었다.

후반부터 흐름이 달라졌다. 후반 12분 박주호의 오른발 킥이 상대 골키퍼 선방에 걸렸지만 아쉬움은 짧았다. 2분 뒤 위험 지역에서 상대 공격을 차단한 믹스가 빠른 역습을 전개했고, 문전 오른쪽에서 연결된 볼을 절묘한 힐 킥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출신의 클래스와 센스를 증명한 순간. 7월 임대 계약이 만료될 믹스를 울산이 왜 붙잡으려 하는지를 실력으로 입증했다. 물론 재계약 논의는 긍정적으로 진행 중이다.

최근 AFC 인터뷰에서 “우린 점점 강해진다. 안방에서는 무적”이라고 각오를 다진 믹스의 활약으로 1-0으로 이긴 울산은 모든 걸 챙겼다. 같은 날 격돌한 상하이와 가와사키가 2-2로 비기면서 조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울산|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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