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태인 가세, KBO리그 신인왕 경쟁 지각변동 예고

입력 2019-05-0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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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원태인-NC 김영규-LG 정우영(왼쪽부터). 사진|스포츠코리아·스포츠동아DB

아직 늦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신성’ 원태인(19)이 김영규(20·NC 다이노스)와 정우영(19·LG 트윈스)이 앞서 나가던 신인왕 레이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두 차례 선발등판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판도 변화를 예고한 것이다.

지금까지 신인왕 레이스는 사실상 김영규와 정우영의 2파전이었다. 김영규는 6일까지 올 시즌 7경기에서 4승2패, 평균자책점 5.12를 기록하며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책임지고 있다. 최근 3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10.24(9.2이닝 11자책점)로 다소 주춤했지만, 단 한 차례도 선발등판을 거르지 않고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정우영도 18경기에서 1승1패1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0.74(24.1이닝 2자책점)의 호투를 펼치며 LG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우타자의 몸쪽을 파고드는 싱커를 앞세워 입단 첫해부터 팀의 필승조로 거듭났고, 팀 내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하며 초반 순항에 일조하고 있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올해 삼성의 1차지명을 받은 원태인은 이들 두 명과 견줘 본격적인 출발은 늦었다. 첫 6경기에 구원 등판해 1패2홀드,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한 뒤 3주간(4월7일~4월27일) 퓨처스리그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이는 선발투수로 보직 변경을 위한 준비과정이었다. 이 선택은 엄청난 반전으로 이어졌다. “(원)태인이가 준비를 정말 잘했다”는 김한수 삼성 감독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원태인은 선발투수로 옷을 갈아입은 뒤 2경기에서 11이닝 2자책점(평균자책점 1.63)으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였고, 지난 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7이닝 3안타 1사구 4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데뷔 첫 승리까지 따냈다. 단기 임팩트는 오히려 김영규와 정우영 이상이었다.

탁월한 제구력은 원태인이 지닌 최대 강점이다. 20.2이닝 동안 19개의 삼진을 잡았고 볼넷은 4개만 허용했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0.73)과 피안타율(0.157) 모두 수준급이다. 표본이 작지만, 선발투수로서 안정감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포심패스트볼이 시속 140㎞대 중반까지 나오는 데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완성도 또한 높다는 평가다. 원태인은 “아직 신인왕을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내 몫을 하다 보면 기회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KBSN스포츠 이용철 해설위원은 “(원태인은) 커맨드가 좋아 한번에 무너트리기 쉽지 않은 스타일의 투수”라며 “투구폼에 리듬감이 있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는 능력도 탁월하다. 신인왕 레이스도 아직 늦지 않았다. 정우영과 김영규가 앞서가고 있지만, 원태인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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