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히트상품 박찬호의 진심 “올라간 기대치? 부담 아닌 기쁨이죠”

입력 2019-05-08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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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박찬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019시즌 KIA 타이거즈가 자랑하는 최고의 히트상품은 내야수 박찬호(24)다. 입단 당시(2014년)만 해도 메이저리그(MLB) 통산 124승(동양인 최다)을 따낸 ‘코리안 특급’ 박찬호(KBO 국제홍보위원)와 동명이인으로 더 유명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의 위상은 그때와 천양지차다. 시즌 초반 부진으로 분위기가 침체됐던 KIA 입장에선 박찬호의 활약이 한 줄기 빛과 같다.

박찬호는 2016시즌을 마치고 현역으로 복무한 뒤 올해부터 팀에 합류했다. 시작은 2군이었지만, 4월5일 1군에 등록된 뒤 7일까지 25경기에서 타율 0.333(81타수27안타), 2홈런, 8타점, 출루율 0.407의 성적을 거두며 타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주 포지션인 유격수(84.1이닝)와 3루수(88.2이닝)는 물론 2루수(39.2이닝)도 문제없이 소화하는 덕분에 활용폭도 넓다. 애초부터 높은 점수를 받은 수비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타격에도 눈을 뜨면서 KIA에 없어선 안 될 존재로 거듭난 것이다. KIA 구단관계자는 “박찬호의 이름이 새겨진 KIA의 홈 유니폼이 전부 팔렸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안방인 광주에서 치른 10경기에서 0.343(35타수12안타)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더욱 강한 인상을 남긴 덕분이다. 7일 잠실구장에서 박찬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 “변화? 생각의 차이뿐”

단순한 생각 차이가 큰 변화를 만들었다. 박찬호는 “어떤 이유로 내가 ‘좋아졌다’고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마음이 편해졌다. 실제로 풀타임을 뛰며 150안타 이상 치는 선수들도 그 150개가 모두 정타는 아니다. 정타는 90개 정도일 것이다. 잘 맞아야만 안타가 나오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안치홍 선배의 배트와 같은 무게인 900g짜리를 쓰는데, 홈런도 그 배트로 쳤다. 꾸준히 운동을 하며 근력을 늘린 것도 도움이 된다. 확실히 공이 맞아 나가고 타구가 강해진 것을 느낀다”고 밝혔다.

● 확고해진 수비 철학

수비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결정적인 송구 실책을 저지르기도 했지만, 박찬호는 수비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로 통한다. 어린 시절부터 피나는 훈련을 통해 기량을 다진 덕분이다. 스스로 “유격수가 하고 싶어서 야구를 했다. 어린 시절부터 수비에 많이 매달렸다”며 “투수와 타자의 유형, 사인 등 모두 중요하다. 한 가지만 머릿속에 넣고 움직여도 느낌이 다르다. 3루 수비는 아직도 적응 중”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가장 이상적인 수비라면, 박진만(삼성 라이온즈) 코치님이 떠오른다. 내가 처음 야구를 시작할 때쯤 박진만 코치님은 전성기였다. 수비 동작에 군더더기가 없었다”고 돌아봤다.

● 올라간 기대치? 나는 좋다

연일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덕분에 박찬호에 대한 팬들의 기대치도 크게 상승했다. 1군에서 주축으로 뛰었던 시간이 길지 않다 보니 큰 기대가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박찬호는 “부담보다는 오히려 기쁘다”며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시니 좋다. 많은 관중이 들어찬 경기장에서 뛰는 게 정말 재미있다”고 강조했다. 잠시 후 현역으로 복무한 2년의 공백을 떠올리며 한마디를 덧붙였다. 진심이 느껴졌다.

“그 응원과 사랑이 정말 많이 그리웠잖아요.”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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