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도 넘어선 류현진, 6년만의 완봉승 어떻게 이뤄졌나

입력 2019-05-08 15:2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MLB) 데뷔 첫해인 2013시즌 이후 6년만에 완봉승에 입을 맞추며 에이스 본능을 유감없이 뽐냈다.

류현진은 8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9이닝을 홀로 책임지며 4피안타 무4사구 6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로 팀의 9-0 승리를 이끌고 빅리그 진출 이후 두 번째 완봉승을 따냈다. 2013년 5월 29일 LA 에인절스 원정에서 9이닝 2안타 무4사구 7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완봉승을 거둔 뒤 6년만에 이룩한 쾌거다. 올 시즌 4승(1패)째. 평균자책점은 2.03으로 더 떨어졌다

한국인 빅리거 완봉승 역사를 돌아보면 ‘코리안 특급’ 박찬호(KBO 국제홍보위원)가 다저스 시절인 2000년 9월 30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원정에서 9이닝 2안타 1볼넷 13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2001년 7월 19일 밀워키 브루어스와 홈경기, 샌디에이고 시절인 2006년 6월3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원정에서도 완봉의 기쁨을 누렸다. 김선우 MBC스포츠+ 해설위원도 몬트리올 엑스포스(현 워싱턴 내셔널스) 시절인 2005년 9월 25일 콜로라도 로키스 원정에서 완봉승을 거뒀다.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쿠어스필드에서 거둔 완봉승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류현진이 2013년과 올해 두 차례 완봉승에 입을 맞추며 그 뒤를 이었다. 또 류현진은 애틀랜타전 정규시즌 통산 첫 승과 내셔널리그(NL) 전 구단(14개) 상대 승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기쁨이 두 배가 됐다. 타석에서 6회 올시즌 첫 안타까지 신고한 것은 덤이었다.

시작부터 탄탄대로였다. 타선이 1회에만 저스틴 터너의 솔로홈런 등을 앞세워 3점을 뽑아주니 그야말로 거침이 없었다. 5회까지 단 한 명의 타자로 누상에 내보내지 않는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6회 타일러 플로워스에게 첫 안타를 허용하며 퍼펙트 행진이 멈췄지만, 투구의 위력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8회까지도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지 않는 안정감을 자랑했다. 8회 무사 만루에서 류현진이 타석에 들어선 것은 완봉을 노리겠다는 의미였다. 다저스 타선은 터너의 3점홈런 등으로 8회에만 4점을 추가하며 류현진의 어깨를 더욱 가볍게 해줬다.

완봉의 최대 위기는 9회 찾아왔다. 2아웃을 잘 잡고 조쉬 도날슨에게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허용했다. 일단 실점은 막았지만, 큼지막한 타구에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후속타자는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을 상대로 11타수 6안타(타율 0.545)의 강세를 보였던 프리먼. 류현진은 볼카운트 1B2S에서 시속 147㎞ 포심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하며 경기를 끝냈다. 천적으로 손꼽혔던 프리먼을 4타수 무안타로 완벽하게 봉쇄한 것도 완봉승의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 3홈런 포함 4안타 6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른 터너는 류현진의 1등 도우미였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