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최주환의 진심 “내가 야구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지 깨달았다”

입력 2019-05-29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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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최주환.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최주환(31)은 올 시즌 팀의 핵심 전력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두 차례 내복사근 부상으로 인해 1군 출장은 29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 포함 2경기가 전부다.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미야자키 스프링캠프 당시 최주환에 대한 기대는 엄청났다. 지난해 138경기에서 타율 0.333(519타수173안타), 26홈런, 108타점, 출루율 0.397의 맹타를 휘둘렀고, 한국시리즈(KS) 6게임에서도 타율 0.478(23타수11안타), 1홈런, 7타점으로 활약하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캠프 기간에는 수비 훈련에도 적잖은 공을 들이며 스스로 활용도를 높이고자 했고, 김태형 두산 감독은 내심 최주환이 중심타선에서 힘을 보태길 바랐다. 그만큼 기대가 컸다.

그러나 시범경기 초반부터 내복사근 손상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당연히 1군 합류도 미뤄졌다. 4월7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1군에 등록됐지만, 나흘 뒤(4월11일) 부상이 재발해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그 뒤로 47일 동안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두산은 이 기간에 외국인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데다 4월까지 부진했던 오재일이 살아난 덕분에 큰 공백은 피했다. 그러나 득점 생산에 어려움을 겪을 때면 최주환이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최주환이) 2군에서 수비를 하는 모습까지 봤다. 몸에 문제는 없더라.” 28일 경기 전 만난 김 감독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부상 부위가 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다 보니 통증을 완전히 없애야 했다. 최주환은 “(LG 트윈스와) 어린이날 시리즈(3~5일) 때는 1군에 올 줄 알았는데”라며 “확실히 낫지 않은 상태였다. 손상된 근육이 붙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더 기다려야 한다’며 수긍했다”고 돌아봤다. 덧붙여 “나는 파워 스윙을 하는 스타일이다. 허리 회전이 제대로 안 되면 장점이 사라진다. 다행히 이병국 코치님 등 트레이닝 파트에서 많이 신경 써주신 덕분에 좋아졌다”고 돌아봤다.

팀이 치른 55경기 가운데 53게임에 결장한 터라 시즌 100경기 출장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후회할 겨를조차 없다. 2군에서 보낸 47일의 시간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 28일 경기 전에는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펄로스 4번타자 요시다 마사타카의 풀스윙을 언급하기도 했다. 재활에 매달리면서도 이상적인 타격폼을 지닌 타자들의 영상을 보며 연구한 것이다.

“다치지 않았다면 가장 좋았겠지만, 잃은 것도 얻은 것도 많다. 야구에 대한 열정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그 사실을 잠시 망각하기도 했다. (2군에서 보낸 시간을 통해) 내가 야구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지 깨달았다. 가장 가기 싫어하는 곳이 이천 베어스파크(2군구장)인데, 어릴 적 생각이 많이 나더라. 이번에는 후배들에게도 편하게 다가가려 했다. 뭔가를 물어보면, 내가 경험한 것에 대해선 최대한 도와주려고 했다.”

기나긴 공백을 깨트리고 돌아온 최주환을 두산 팬들은 따뜻하게 안아줬다. 28일 6회 1사 1·3루 김재호 타석에 대타로 나설 때 1루측 관중석에선 기립박수가 터졌다. 그토록 기다렸던 복귀 첫 타석, 초구부터 방망이를 돌렸다. 배트가 부러진 상황에서도 끝까지 풀스윙을 하며 적시타를 만들어냈고, 1루에 도달하자마자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4-1의 승리에 힘을 보탠 안타였음은 물론이다. “방망이(타격)가 제일 어렵다”던 그가 건재를 과시하는 데는 공 하나면 충분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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