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파’ 알리바예프, 서울의 경쟁력 업그레이드

입력 2019-05-29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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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알리바예프. 스포츠동아DB

K리그1 FC서울의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서울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14라운드 홈경기에서 성남FC를 3-1로 물리쳤다. 승점 28을 확보한 서울은 울산 현대, 전북 현대와 함께 뜨거운 선두권 경쟁에 다시 한 번 불을 지폈다.

주말 13라운드 포항 스틸러스 원정에서 득점 없이 비겼으나 안방에서 시원한 승리를 챙겨 자칫 흐트러질 뻔한 흐름을 되살렸다. 서울의 통산 500승 중심에 ‘우즈베키스탄 특급’ 알리바예프가 있다. 1-0으로 앞선 후반 10분 오스마르의 결승골, 후반 26분 페시치의 쐐기골이 모두 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날카로운 코너킥이 황현수의 머리를 맞고 흐른 볼이 오스마르의 엉덩이를 맞고 굴절돼 골 라인을 통과하면서 득점에 간접 기여한 알리바예프는 날카로운 볼 배급으로 문전 쇄도하던 페시치에게 단독 찬스를 열어줬다.

알리바예프는 빠르게 K리그 무대에 적응하고 있다. 올 시즌 정규리그 12경기를 소화하며 1골·2도움을 올렸다. 서울의 중원을 언급할 때 그를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팀 내 비중이 상당하다.

물론 그 이면에는 치열한 노력이 있다. 생애 처음 해외무대를 경험하게 된 알리바예프는 입단 초기에는 많이 조급했다. 본인이 만족하지 못하는 경기가 잦아지자 잠시 풀이 죽기도 했다.

과한 열정에 불필요한 실수도 종종 있었다. 4월 28일 전북 원정이 그랬다. 서울은 전반 이른시간 수적 열세에 몰렸다. 알리바예프의 경고누적 퇴장이 화를 불렀다. 10명으로 전북에 잘 버텼으나 후반 추가시간 통한의 실점으로 1-2로 졌다.

동료들에게 재정비할 시간을 벌어주느라 천천히 걸어 나오던 알리바예프를 본 서울 최용수 감독은 불같이 화를 냈다. 벤치에 들어온 제자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최 감독은 클럽하우스로 복귀한 뒤 알리바예프에게 자체 벌금 1000만원을 부과했다. 퇴장 자체보다 비신사적인 행위에 스승은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전화위복이 됐다. 알리바예프는 다시 몸과 마음을 단단히 하는 계기가 됐다.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지금에 이르렀다.

언어 공부도 충실하다. ‘입단 동기’ 페시치와 러시아어로 대화가 가능했지만 중원에서 함께 호흡할 오스마르와 자유자재로 이야기하려면 영어를 배워야 했다. 이는 한국 동료들도 마찬가지. 언젠가 유럽으로 향하겠다는 포부가 있기에 동기부여는 충분하다.

‘밀당의 고수’로 통하는 최 감독은 “(알리바예프는)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잘해주고 있지만 더 여물어야 한다”고 했지만 시선은 이전보다 훨씬 따스해졌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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