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모의 공소남닷컴] 뮤지컬 ‘썸씽로튼’ 내한공연의 주역, 작곡가 신재홍

입력 2019-06-04 19: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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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홍 대표.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썸씽로튼 프로듀서 만나 “한국에서 공연하고 싶다” 제안
“신 대표를 믿겠다” 무한신뢰에 미 오리지널팀 내한 성사
미국 관객 빵빵 터진 썸씽로튼, 한국에서도 당연히 통할 것


썸씽로튼(Something Rotten)이란 제목의 뮤지컬이 있다. 2015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무려 2년이나 초연을 했고 이후 전미 50여 개 도시를 돌며 투어공연을 두 차례나 했다. 초연 첫해인 2015년에 베스트 뮤지컬상 등 토니상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을 정도로 핫한 작품이다.

이 썸씽로튼이 6월 9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막을 올리며 한국 관객을 만난다. 놀라운 것은 출연진이다. 전미 투어를 5월에 마치는 오리지널 팀이 그대로 한국으로 날아온다.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하는 팀이 해외공연까지 나서는 일은 그야말로 드문 일로 대부분은 해외투어를 위한 배우 캐스팅을 별도로 하기 마련이다. 지금까지 한국을 찾은 ‘오리지널 팀’들도 그랬다.

미국 관객들을 뒤집어 놓은 이 웃기고 유쾌한 뮤지컬을 완벽히 한국무대로 옮겨놓은 인물의 정체가 밝혀지자 국내 뮤지컬 팬들보다 대중음악 팬들이 더 많이 놀랐다. ‘그 아픔까지 사랑한 거야(조정현·1989)’, ‘이별여행(원미연·1991)’, ‘이 밤이 지나면(임재범·1991)’, ‘그대 아니었다면(이승환&양파·1999), ‘해줄 수 없는 일(박효신·2000)’, ‘사랑보다 깊은 상처(임재범&박정현·2000)’, ‘원하고 원망하죠(에즈원·2001)’과 같은 국민 히트곡을 작곡한 신재홍(53) 엠트리뮤직 대표가 썸씽로튼을 들여 온 주인공이었다.

“뮤지컬 제작을 할 꿈은 전혀 없었죠.”

서울 충정로 스포츠동아 인터뷰실에서 만난 신재홍 대표가 웃었다. 실은 불똥이 엉뚱하게 튀었다가 일이 커져버린 결과다.

신 대표는 한국의 젊은 음악 아티스트들과 해외 아티스트들의 교류, 음악 퍼블리싱을 위해 2016년 영국에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곧바로 엠트리뮤직을 세웠다.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작품들을 봤는데 그중 하나가 썸씽로튼이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에서 나오는 언어유희를 완벽하게 알아듣지 못했음에도 작품 자체가 워낙 기발하고 볼거리가 많아 너무 재밌게 봤다. 특히 뒤에 나오는 퍼레이드 쇼는 정말….”

영국 회사의 임원들의 소개로 썸씽로튼의 프로듀서 케빈 맥컬럼을 만났고 신 대표는 “한국에서 공연하고 싶다”고 했다. 맥컬럼은 뮤지컬 비즈니스계에서는 그야말로 무명에, 무경험자인 신 대표에게 OK 사인을 해주었다.

“케빈에게 내가 평가절상된 것 같다(웃음). 비록 업계 경험이 전무하지만 우리 사이에 음악적 교감이 있었고, 나와 회사의 능력을 신뢰해 주었다. K-POP의 이미지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썸씽로튼은 미국 언론으로부터 ‘별 5개! 적어도 400년 만에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웃긴 코미디’, ‘대박, 엄청난 히트!’라는 평을 받은 뮤지컬이다. 영국 코미디 작가 존 오 페럴과 캐리 커크패트릭, 웨인 커크패트릭 형제(극본, 작곡, 작사)가 만나 르네상스 시대 최고의 극작가 셰익스피어에 맞서 인류 최초의 뮤지컬을 제작하는 바텀 형제의 고군분투기를 그렸다.

‘레미제라블’, ‘렌트’, ‘코러스라인’, ‘위키드’, ‘애비뉴Q’와 같은 유명 뮤지컬의 대사와 장면, 넘버 일부를 패러디해 극 곳곳에 기가 막히게 녹여 넣었다.

“예언자 노스트라다무스의 조카가 등장하는 장면과 후반 퍼레이드 장면은 강추다. 미국 관객들이 뻥뻥 터지고 다 쓰러진다. 심각한 작품이 아니니 그냥 브로드웨이 쇼를 본다는 기분으로 공연장에 오시면 된다.”

신 대표는 이왕 이렇게 된 거(?) 자신이 작곡한 곡들로 만든 창작 뮤지컬 작품도 언젠가 무대에 올리고 싶다고 했다. 기존 히트곡들로 주크박스 뮤지컬을 만든다면 임재범과 박정현이 부른 ‘사랑보다 깊은 상처’ 듀엣곡은 꼭 넣고 싶단다.

이번 미국 오리지널 팀의 내한공연은 6월 30일까지 딱 3주간 공연한다. 내년에는 한국배우들이 출연하는 라이선스 썸씽로튼을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썸씽로튼만큼이나 기발하고 신선한 신재홍 대표의 도전을 응원한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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