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나달은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결승에서 도미니크 팀(오스트리아·4위)을 3-1(6-3, 5-7, 6-1, 6-1)로 꺾고 이 대회 3년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이로써 특정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12번 우승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경기가 3시간 1분 만에 끝났을 정도로 나달의 기세는 강력했다. 두 번째 세트를 제외하고는 위기가 거의 없었다. 열정적인 움직임과 클레이 코트에서 특히 위력을 자랑하는 포핸드를 앞세워 필요 때마다 위닝샷을 적절히 꽂아 넣었다. 3세트에서는 코트를 ‘지배한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나달이 클레이 코트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역시 스피드다. 슬라이딩 플레이가 가능한 클레이 코트는 나달 특유의 빠른 발을 앞세운 수비력이 십분 발휘될 수 있는 곳이다. 여기에 회전력이 강한 포핸드가 바운드 된 후 강하게 튀어 오르다 보니 상대 선수들은 매번 크게 당황하곤 한다.
이번 우승으로 나달은 프랑스오픈 결승에 12번 진출해 12번 우승하는 진기록까지 남겼다. 그에게 준우승 상금이란 없다. 이번에도 우승 상금으로 230만 유로(약 30억70000만 원)를 챙겼다.
이번 우승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 횟수는 18회가 됐다. 최다 우승자인 로저 페더러(스위스·3위·20회)와의 격차는 단 2회다. 올해 나달의 나이는 만 33세로 페더러가 38세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메이저 최다 우승 가능성에 있어서는 조금 더 우위에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나달은 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경기 후 우승 소감으로 “그 점에 대해서는 별로 집착하고 싶지 않다”며 “사람들은 항상 이웃보다 집이 더 작다느니, TV나 정원이 더 좋아 보인다느니 하는 식으로 비교하다가 기분이 상하곤 한다. 하지만 내가 보는 관점은 다르다”며 앞으로도 자신의 플레이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