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희일비 않는 LG 이형종, ‘함께’라는 강력한 무기

입력 2019-06-11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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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이형종은 더 이상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지친 마음을 다독여주는 동료들의 진심 어린 조언으로부터 큰 힘을 얻는 덕분이다. “즐겁게 야구를 배우는 마음가짐을 터득했다”는 이형종의 표정이 밝다. 사진은 9일 한화 이글스전 연장 11회 결승 2점 아치를 그린 뒤 기뻐하고 있는 이형종. 스포츠동아DB

LG 트윈스 이형종은 더 이상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지친 마음을 다독여주는 동료들의 진심 어린 조언으로부터 큰 힘을 얻는 덕분이다. “즐겁게 야구를 배우는 마음가짐을 터득했다”는 이형종의 표정이 밝다. 사진은 9일 한화 이글스전 연장 11회 결승 2점 아치를 그린 뒤 기뻐하고 있는 이형종. 스포츠동아DB

“저 올해 좀 밝아지지 않았나요?”

LG 트윈스 이형종(30)은 요즘 야구장에서 웃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 활기찬 덕아웃 분위기의 영향도 있지만, ‘일희일비’하지 않는 능동적인 자세가 제대로 효과를 내고 있다.

여러 환경 변화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4월 경미한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22일간 ‘강제 휴식’을 취했지만, 복귀 후 금세 자신의 리듬을 되찾았다. 기존에 맡았던 리드오프 대신 6번 타순에 배치돼 중심타선의 뒤를 받치는 역할에도 순조롭게 적응했다. 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는 연장 11회 결승 2점 홈런을 터트려 팀을 활짝 웃게 만들었다. 류중일 감독은 6번 타순을 두고 ‘폭탄 타순’이라고 부르는데, 이형종이 그 명칭에 걸맞게 매서운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타자 전향 후 주전으로 뛰는 세 번째 시즌이다. 날로 쌓여가는 경험을 토대로 타석에서의 노련미도 깊어졌다. 이제는 ‘초구 공략’을 선호하는 타자라는 선입견을 역으로 이용하는 여유도 생겼다.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돌리면서도 상황에 따라 투수와 영리한 수 싸움을 벌인 덕분에 타율은 어느새 0.300까지 올랐다. 외야에서 몸을 아끼지 않는 호수비 역시 연일 큰 박수를 받는다. “즐겁게 야구를 배우는 마음가짐을 터득했다”는 이형종의 무한한 가능성이 꽃피는 시기다.

‘독학’으로 자신의 야구를 정립해왔다. 그래서 야구가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스스로를 압박하고, 제 풀에 지치는 날이 많았다. “예전에는 잘치고 있으면서도 안 좋은 생각을 많이 했다. ‘오늘 못 치면 내일은 쳐야 하는데, 타율이 떨어지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많이 했다”던 이형종이다. 그러나 더 이상 속앓이를 할 필요가 없다. 김민성, 전민수 등 가까운 동료들에게 정신·기술적으로 자주 조언을 구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덕분이다. 자연스레 동료들과 진정으로 함께하는 법을 터득했다.

그는 “왜 내가 멀리 돌아왔는지 알 것 같다. 배우려는 자세로 주위 사람들과 공유를 많이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특히 민성이 형은 ‘완전 괜찮으니까 내일도 그냥 쳐. 내일 안타 못 치면 모레 치겠네. 무슨 그런 걱정을 하냐’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며 “민수도 KT 위즈에 있을 때부터 연락을 자주하던 사이다. 나의 멘탈 코치다. 뿐만 아니라 타격 코치님들에게도 큰 도움을 받았다”며 고마워했다.

하지만 김민성과는 잠시 떨어져 지내게 됐다. 김민성이 우측 엄지 신전건 부분손상으로 10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까닭이다. 열흘 이상 회복세를 지켜본 이후 재검진을 받는 김민성의 심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선 그의 몫을 이형종과 다른 동료들이 함께 나눠가져야 한다.

부상을 털고 1군에 복귀하던 4월 30일, 이형종은 ‘시작이다!’라는 짧은 글귀를 모자에 손수 적어 넣었다. 페넌트레이스에 본격적으로 가세한 시점이 다소 늦었던 만큼 잔여 시즌 완주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담았다. 기복 줄이기를 핵심 과제로 설정한 이형종의 새로운 출발도 함께 이뤄졌다. “일희일비하지 않으려한다. 오늘 못했다고 해서 내일 또 못 친다는 생각을 갖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형종은 “늘 시즌 초반에 다치거나, 시즌 도중 슬럼프를 겪었다. 기복을 줄여야 한 단계 발전하는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스스로를 독려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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