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월드컵] 새 역사 창조 한국축구, 또 다른 역사 남았다

입력 2019-06-12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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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젊은 태극전사들이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한국 축구사를 새로 썼다. 세네갈과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고 1983년 이후 36년 만에 4강에 진출하더니 이번엔 4강에서 에콰도르마저 물리치고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올랐다.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U-20)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폴란드 루블린의 루블린경기장에서 열린 에콰도르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월드컵 준결승에서 전반 39분 이강인(발렌시아)의 프리킥 패스를 받은 최준(연세대)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남자축구 사상 처음으로 FIFA 주관대회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16일 오전 1시 이탈리아를 물리치고 결승에 오른 우크라이나와 우승 트로피를 놓고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

이날 한판 승부로 한국축구는 많은 성과를 거뒀다. 특히 FIFA 주관대회 결승 진출은 한국축구의 위상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한국축구는 아시아권에서는 강호로 평가받았지만, 세계무대에서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월드컵이나 연령별 대회를 통해 간혹 돌풍을 일으키며 조명을 받긴 했지만, 길게 가지는 못했다.

그중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경우는 1983년 멕시코 U-20월드컵 4강과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이다. 당시 ‘붉은 악마’의 반란이었다. 강인한 정신력을 앞세운 태극전사들은 기적에 가까운 파란을 일으키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한 채 기대했던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FIFA 주관 대회는 아니지만 U-23대표팀이 출전하는 올림픽에서도 2012년 대회 동메달이 최고 성적이었다.

남자축구에서 FIFA 주관 대회 결승에 오른다는 건 그만큼 힘든 일이다. 이번 U-20대표팀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여자축구로 범위를 넓히면 2010년 열린 U-17월드컵 우승 이후 2번째 쾌거다. 아울러 이날 승리로 U-20대표팀은 FIFA 주관대회 4승(1무1패)으로 남자축구 한 대회 사상 최다승을 기록했다. 종전 최고 기록은 1983년 U-20월드컵과 2002년 한일월드컵의 3승이었다.

이게 끝이 아니다. 또 다른 역사가 기다리고 있다. 바로 U-20월드컵 아시아 최초의 우승이다. 한국이 결승에서 우크라이나를 잡으면 새로운 역사가 창조된다.

그동안 아시아 대륙에서 결승에 진출한 팀은 1981년 대회 카타르와 1999년 대회 일본 등 두 팀이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결승에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한국이 3번째 결승 진출 팀이다. 우승할 경우 아시아 최초의 우승국이 된다. 이제 한국축구의 목표도 우승에 맞춰졌다. 정정용 감독은 4강전을 앞두고 “아시아의 자존심을 걸고 싸워보고 싶다”고 했다. 그 출사표는 결승에서도 유효하다. 진짜 아시아의 자존심을 건 승부가 16일 열린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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