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콜업 미룬 장정석, “기회 받은 선수들 더 보고파”

입력 2019-06-16 16: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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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장정석 감독. 스포츠동아DB

박병호(33·키움 히어로즈)의 1군 콜업이 예정보다 늦춰졌다. 1군 말소 후 등록 가능 시점이 됐지만 엔트리 조정은 없었다. 상승세에 오른 1.5군 타자들의 활약을 더 오래 보고 싶었던 장정석 감독의 마음이 담긴 결정이다.

박병호는 6일 퓨처스 팀(2군)으로 내려갔다. 무릎과 허리에 가벼운 통증이 있었지만 1군 말소가 필요할 정도는 아니었다. 슬럼프가 길어진 것이 원인이었다. 박병호는 말소 직전 10경기에서 타율 0.206, 1홈런, 7타점으로 부진했다. 장 감독은 말소 직후 “허문회 수석코치, 박병호와 깊게 대화한 끝에 말소를 결정했다. 푹 쉬고 돌아오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만 해도 열흘 뒤 콜업이 유력했다. 그러나 키움은 박병호의 등록 가능일인 16일 고척 한화 이글스전에 앞서 엔트리를 조정하지 않았다. 장 감독은 “(박)병호의 컨디션 때문은 아니다. 박병호 수준의 타자면 (1군에서 빠진) 열흘 동안 2군 경기에 출장하지 않아도 바로 (1군에) 합류해 잘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박병호는 한동안 휴식을 취한 뒤 13일부터 2군 경기에 출장 중이다.

키움에서 박병호의 존재감은 단순한 선수 한 명 수준이 아니다. 김하성도 박병호의 말소 직후 “병호 형은 팀에 큰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그런 박병호가 이탈하자 자연히 1군에 남은 선수들에게 강력한 동기부여가 됐다. 김하성은 “상대팀이 ‘병호 형 없는 키움’을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 그러지 않기 위해 똘똘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키움 박병호. 스포츠동아DB


김하성의 다짐대로 박병호가 빠진 9경기에서 키움은 7승2패로 선전했다. 팀 득점 1위(47개), 홈런 2위(9개) 등 각종 타격지표에서 상위권을 달렸다. 김하성이 3홈런에 11타점, 김규민이 타율 0.375에 7득점, 이정후가 타율 0.333에 5득점, 장영석이 타율 0.348 등으로 짐을 나눴다. 박병호가 빠지면서 무게감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남은 선수들이 힘을 내 그 공백을 조금씩 메운 형국이다.

박병호가 이탈한 뒤 키움은 서건창~김하성~이정후~제리 샌즈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을 구성했다. 좌타자와 우타자가 섞인 타순에 상대 마운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박병호가 정상 컨디션으로 가세한다면 ‘키벤져스(키움+어벤져스)’의 위력은 배가될 것이다. 그 뒤를 받치는 김규민, 장영석 등의 존재감까지 생각한다면 좀처럼 거를 틈이 없는 타선이다.

장 감독은 “시즌을 치르다보면 흐름과 분위기가 있다. 병호가 빠진 사이 장영석이 공백을 잘 메워줬고, 김규민과 김혜성도 최근 상승세다. 지금 흐름에서는 이번에 기회를 받고 잘해준 선수들을 더 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설명했다.

고척|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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