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9연속경기 무실점’ SK 하재훈이 말하는 성숙함

입력 2019-06-16 17:08: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SK 하재훈. 스포츠동아DB

“성숙해진 뒤 한국에 와서 다행이죠.”

용마고를 졸업한 하재훈(29·SK 와이번스)은 2008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맺었다. 마이너리그에서 7년간 뛰었지만 바라던 ‘빅 리그 콜업’은 없었다. 결국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와 독립리그 도쿠시마를 거쳐 2019년 SK의 2차 2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적응기는 필요 없었다. 하재훈은 입단 첫해부터 ‘디펜딩 챔피언’ SK의 뒷문을 지키고 있다. 15일까지 34경기에서 5승1패15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1.09를 기록 중인데, 4월 4일 인천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29연속경기 무실점이다.

최대 무기는 속구다. KBO리그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하재훈의 속구 구종가치는 13.2로 리그 전체 2위다. 비결은 회전수다. SK 측에 따르면 하재훈의 속구 회전수는 2600rpm에 달한다. 메이저리그에서도 2300rpm 이상이면 수준급으로 꼽는다.

손혁 SK 투수코치는 “타자가 치기 힘든 공은 세 가지다. 첫째는 170㎞가 넘는 공, 둘째는 100㎞보다 느린 공, 마지막으로 투수의 손에서 나올 때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할 때 구속 차가 적은 공이다”라고 운을 뗐다. 마지막 예시의 폭을 줄이기 위해서는 회전수가 관건이다. 손 코치는 “회전수는 훈련으로 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 (하)재훈이의 회전수는 신이 준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아무리 회전수가 뛰어난 속구라도 29연속경기 무실점의 위력을 전부 설명할 수는 없다. 하재훈이 꼽은 호투 이유는 성숙함이다. 그는 “투수든 야수든 야구를 임하는 자세나 관점이 바뀌는 ‘모멘텀’이 있다. 내 경우에는 일본에 있을 때인 2017년 그걸 느꼈다”며 “마냥 내 야구만 하던 시절에서 벗어나 팀 전체를 아우르며 보고 있다. 흔히 말하는 성숙함인 것 같다. 그 시기를 거친 뒤 한국에 돌아와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SK는 정규시즌 1위를 달리며 순항하고 있다. SK 선수단의 목표는 단연 한국시리즈 2연패다. 하재훈 역시 한 시즌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는 장면도 상상하고 있다. 그는 “그 장면을 위해 지금 던지고, 지키는 것 아니겠나. 가장 늦게까지 야구를 하는 게 목표”라고 다짐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