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현대(위쪽)-울산 현대.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올 시즌 K리그1을 주도하는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 ‘현대가(家) 형제’가 펼치는 1위 다툼이 한 치 흐트러짐 없이 진행 중이다. 두 팀은 주말 펼쳐진 정규리그 16라운드에서 나란히 승점 3을 챙겼다. 포항 스틸러스와의 안방경기에 나선 울산은 전반 24분 베테랑 중앙수비수 강민수의 결승 헤딩골을 지켜내며 활짝 웃었다. 이동경의 코너킥을 강민수가 머리로 득점한 장면을 놓고 VAR(비디오판독)이 진행됐지만 골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그러나 선두 자리를 탈환하지는 못했다. 같은 시각 인천 유나이티드 원정경기에서 전북도 1-0 승리를 거뒀다. 후반 34분 ‘고공 폭격기’ 김신욱의 헤딩골이 결승포가 됐다. ‘5월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한 국내 최장신 스트라이커는 A매치 휴식기를 마치자마자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진가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전북과 울산의 승점은 동률이다. 나란히 11승3무2패(승점 36)를 기록 중이다. 다 득점에서 32득점의 전북이 울산(27골)을 따돌렸다. 전북은 최근 5연승, 울산은 최근 6경기에서 5승1무를 기록 중이다.
이와 함께 4위권도 굳어지는 모양새다.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강원FC와 홈 대결에서 대구가 값진 승점 1을 수확했다. 후반 초반 거센 빗줄기가 우박으로 바뀌며 경기가 잠시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대구는 스코어 1-2로 뒤지던 후반 추가시간 9분 류재문이 드라마틱한 동점골을 터트려 8900여 명이 찾아온 달구벌을 달궜다.
대구는 승점 28로 4위를 마크했는데, 이날까지 5위를 달린 강원과 격차를 7점차로 유지할 수 있었다. K리그1에서 4위라는 순위가 특별한 이유는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출전할 수 있는 최소의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K리그에는 3.5장의 ACL 티켓이 걸려 있고, 리그 우승자와 2위, FA컵 챔피언이 한 장씩 가져가는 가운데 FA컵 챔피언이 리그 3위권에 합류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4위가 아시아 클럽 대항전 출격을 노릴 수도 있다.
세 팀이 물고 물린 하위권 다툼도 흥미진진하다. 최근 유상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꼴찌(12위) 인천이 승점 10에 머물러 좀처럼 반등하지 못한 가운데 경남FC도 승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성남FC 원정에서 경남은 1-0으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 실점으로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12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 빠진 경남은 승점 11로 강등권 탈출에 실패했다. 지난시즌 도민구단 돌풍을 일으키며 리그 2위로 시즌을 마친 경남은 올해 ACL 무대에 도전했으나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FA컵 8강에 올라 내년 ACL 출전을 노리는 경남으로선 K리그2로 재강등되지 않는 것이 1차 목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