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마르-페시치, 슈퍼매치 신 해결사…무력한 수원 또 잠재우다!

입력 2019-06-1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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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오스마르(오른쪽)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삼성과의 슈퍼매치에서 후반 33분 3-1로 달아나는 골을 터트린 뒤 어시스트를 한 박주영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오스마르는 전반 10분 선제골 등 이날 멀티골을 폭발하며 4-2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슈퍼매치’라는 표현으로 충분하다. 여느 경기와 다른 승부, 승자가 모든 걸 갖는 잔인한 한 판. 서로를 잘 아는 라이벌이 부딪히는 그라운드는 치열하고 장외에서는 적개심이 가감 없이 표출된다.

올 시즌 최다관중(3만2057명)이 찾은 두 번째 슈퍼매치,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16라운드가 그랬다. K리그 통산 88번째 대결(리그 컵 포함)에 앞서 두 팀은 32번씩 승리를 나눴고 23번 비겼다.

그런데 최근 승부는 서울이 압도했다. 2015년 6월부터 7승7무. 지난해 서울이 강등싸움에 휘말렸을 때도 수원에 2승1무로 앞섰다. 5월 5일 올 시즌 첫 경기도 1-1로 끝났다.

전적 우위와 선두 경쟁 유지 이외에 서울은 다른 기록을 노렸다. 2011년 4월부터 2016년 6월까지 10대 사령탑에 이어 지난해 10월 12대 감독으로 다시 부임한 최용수 감독의 공식경기 150승이 걸려있었다. 수원은 4년 묵은 무승 탈출이 지상과제였다.

A매치 휴식기, 똑같은 시간을 달리 준비했다. “빅 매치는 작은 실수에서 승부가 갈린다”고 입을 모은 이들이 바라는 바도 달랐다. 이임생 수원 감독은 “너무 못 이겼다. 자신감을 키워야 했다. 원정이다. 급하지 않게 전략적인 경기를 하겠다”고 했다. 최 감독은 “승부에 집착하지 않고 (우리의) 축구를 하자고 약속했다. 무기력한 축구는 팬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강공 의지를 불태웠다.

벤치의 다짐은 내용으로 드러났다. 초반부터 불꽃이 튀었다. 서울은 공세를 펼쳤고 ‘전략적’이라는 표현으로 뒷문에 무게를 실을 것으로 예상됐던 수원도 되받아쳤다. 라이벌 빅뱅은 다득점을 기대할 수 없는데, 이날은 일찍 골이 터졌다.

전반 10분 서울 박주영이 수원 고명석에게 얻은 프리킥을 오스마르가 꽂아 넣었고, 5분 뒤에는 수원 한의권이 사리치의 낮은 크로스를 동점골로 연결했다. 둘 모두 K리그 슈퍼매치 첫 득점.

후반전은 진짜 쇼 타임이었다. 4분 수원 데얀이 골대를 때리며 또 불이 붙었다. 난타전을 벌이며 서울이 다시 힘을 냈다. 후반 16분 ‘우즈베키스탄 특급’ 알리바예프가 수비 3명을 제치고 내준 볼을 고요한이 재차 찔러주자 페시치가 골 망을 다시 갈라 리드를 잡았다.

수원은 갑작스레 무력해졌다. 의지는 있는데 정리가 안 된 인상이었다. 벤치에서는 아무런 전략을 전달하지 못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가장 경계한 수비 실수가 연속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후반 33분 오스마르, 3분 뒤 페시치가 연속 골을 뽑았다. 오스마르는 슈퍼매치의 ‘신 해결사’로, 8·9호골을 신고한 페시치는 전날(15일) 인천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결승포를 넣은 전북 현대 김신욱(8골)을 제치며 득점 선두에 올라섰다.

후반 추가시간 터진 수원 타가트의 만회골은 승부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일부 원정 팬들은 스코어가 1-4까지 벌어지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기도 했다. 이 감독은 “드릴 말씀이 없다”며 침통해했고, 최 감독은 “앞으로의 슈퍼매치도 우리가 주도하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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