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맥과이어.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투수 덱 맥과이어(30)의 올 시즌(17일 기준) 성적표다. 4차례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 6이닝 3자책점 이하)와 이닝당 출루허용(WHIP·1.57), 피안타율(0.257) 등의 세부 지표까지 살펴보면 단번에 낙제점을 주긴 어려운 게 사실이다. 삼진(74개)/볼넷(45개) 비율(1.64)도 우려할 만한 수준까진 아니다.
그러나 맥과이어는 삼성이 에이스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데려온 투수다. 계약 첫해 몸값 총액 상한선인 100만 달러에 근접한 95만 달러를 안겨줬다. 경기당 평균 소화이닝(5.1이닝)에 아쉬움이 남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게다가 이닝당 평균수가 16일까지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18.4구에 달한다. 팔꿈치 타박상 이후 첫 등판인 15일 대구 KT 위즈전에서도 5이닝을 소화하며 무려 103구를 던졌다. 실점은 2점에 불과했지만, 팀은 무려 4이닝을 떠안아야 했던 계투진이 부담을 이겨내지 못한 탓에 7-10의 역전패에 울었다. 아쉬운 이닝소화 능력이 단적으로 드러난 대목이다.
전환점은 있었다. 4월2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9이닝 1볼넷 1사구 13삼진 무실점으로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며 첫 승을 챙긴 것이다. 그러나 이후 8차례 등판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4.53으로 기대만큼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2승을 모두 챙긴 한화전 성적(16이닝 3자책점)을 제외하면 평균자책점은 5.40까지 나빠진다. 노히트노런으로 인해 맥과이어의 교체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다가오는 혹서기는 계투진의 부담이 더 커지는 시기다. 선발진이 어느 정도 버텨주지 않으면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투수가 5이닝을 간신히 넘는 투구로 일관해선 곤란하다. 게다가 삼성은 또 다른 외국인투수 저스틴 헤일리마저 위태로운 투구를 이어가고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신인 원태인과 베테랑 윤성환이 시즌 전 예상을 깨고 자기 몫을 해내고 있지만, 외국인투수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그 무게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삼성은 치열한 순위 다툼을 하고 있다. 5강을 포기할 단계는 더더욱 아니다. 반등의 기회는 얼마든지 존재한다. 극적인 반전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결단은 빠를수록 좋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