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사상 첫 부산·경남시대가 활짝 열렸다. 부산·경남을 연고로 하는 ‘BNK 썸 여자프로농구단’이 24일 부산 진구에 있는 부산 롯데호텔에서 창단식을 갖고 공식적인 첫발을 내딛었다.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앞 오른쪽)이 농구단 구단주인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이사에게 구단기를 전달하고 있다. 부산|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부산을 연고로 한 여자프로농구단 BNK는 24일 진구에 위치한 부산 롯데호텔에서 창단식을 가졌다. 1998년 여자프로농구 출범 이래 부산·경남을 연고로 한 구단은 BNK가 처음이다.
BNK는 지난해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위탁 운영했던 OK저축은행 농구단을 인수하는 형태로 신규 창단했다. 창단식에는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 구단주인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이사, 이병완 WKBL 총재, 방열 대한민국농구협회 회장,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BNK는 구단 BI, 새 유니폼 등을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다.
● 여성 코칭스태프 구성, 프로농구에 ‘여성시대’ 연다
BNK가 눈에 띄는 부분은 코칭스태프를 모두 여성으로 구성했다는 점이다. 유영주 감독을 중심으로 최윤아, 양지희 코치가 선수들의 기량 발전을 돕고 있다. 여자프로농구 6개 구단 가운데에 코칭스태프를 여성으로만 구축한 팀은 BNK가 유일하다. 남성 지도자 일변도인 국내 프로농구 무대에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국내 여자농구계에는 아직까지 ‘여성 지도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유 감독은 “여성으로만 코칭스태프를 꾸리고 괜찮은지에 대한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기대도 되고 부담도 있다”며 “성적이 나지 않는다면 물어뜯기 딱 좋은 상황이다.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면 또 ‘여성 지도자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더 잘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팀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4위를 했기 때문에 그조차도 부담이지만, 잘 이겨내고 반드시 플레이오프에 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 BNK의 농구는? “물러서지 말자”
유 감독이 2019~2020시즌 추구할 BNK의 농구는 ‘물러서지 않는 강한 농구’다. 유 감독은 선수시절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파워포워드로 이름을 날렸다. 키 크고 체격이 좋은 농구 강국과의 국제대회에서도 치열하게 몸싸움을 벌이면서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내가 농구 했던 스타일 그대로 팀 컬러를 가져갈 것이다. 피하지 말고 저돌적이고 강한 농구다. 여기에 빠른 템포를 가져갈 것이다”며 “이를 위해 몸싸움을 강조하고 있다. 처음에는 선수들이 낯설어 했는데, 이제는 훈련 때 선수들과 부딪치면 (내가) 아프기 시작했다. 나아지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새 시즌, 새 출발에 나서는 BNK의 주축 선수는 포워드 구슬(25)이다. 구슬은 지난 시즌 35경기에 출전해 평균 10.23점을 기록하면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유 감독은 구슬을 팀의 에이스로 점찍었다. 구슬은 “창단식을 하니 새 팀에서 시즌을 맞는다는 것이 실감이 되고 부담감도 느껴진다. 구단의 적극적인 지원에 대해 선수들이 실감을 하고 있다”며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 새 시즌에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봄에 농구를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부산|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