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막내 라인’ KT와 NC가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을 펼친다. 각각 6위와 5위를 달리고 있는 두 구단은 12일부터 사흘간 창원NC파크에서 중위권 빅뱅을 벌인다. 사진은 지난 4월 맞대결 당시 환하게 웃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는 KT 이강철 감독(왼쪽)과 NC 이동욱 감독. 스포츠동아DB
● 든 자리·난 자리 느끼는 NC
전반기 말미, NC는 든 자리와 난 자리를 동시에 느끼게 됐다. 이달 초 외국인 투수 크리스천 프리드릭과 타자 제이크 스몰린스키를 동시 영입한 데 이어 외야수 이명기까지 트레이드 영입했다. NC는 7월 초 굵직한 소식을 연이어 전했다. 시작은 외국인 투수와 타자 동시 교체였다.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아웃된 나성범의 공백을 일거에 메울듯 보였다. 스몰린스키는 11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 4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출장해 멀티히트로 팀의 4-0 승리에 기여했고, 프리드릭은 12일 창원 KT전에 첫 출격한다.
하지만 ‘안방마님’의 공백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양의지는 롯데전 타격훈련 도중 옆구리 통증을 느껴 병원으로 이동했다. 검진 결과 왼 내복사근 부분 파열. 12일 창원으로 이동해 정밀검사를 받을 예정이지만 최소 한 달 가량 공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 ‘로테이션 조정 없다’ 순리대로 가는 KT
순위표 하나 아래의 KT는 오히려 더욱 여유로운 입장이다. KT는 6월 23일 수원 NC 다이노스전부터 7월 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까지 10경기에서 9승1무, 파죽의 9연승을 내달렸다. 올 시즌 전 구단 최다연승 기록이다. 지는 게 익숙했던 선수들은 패배의식을 걷어냈다. 비록 11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 2-4 패배로 2연패를 당했지만 자신감이 사라지진 않았다.
전반기를 5위로 마감하는 것에 욕심을 낼 법도 하지만 순리를 택했다. 외국인 투수의 로테이션 조정 없이 NC 3연전을 준비한다. 이강철 감독은 ‘새 외국인 투수가 KT전에 맞춰 등판한다’는 말에 “매번 우리를 상대로 처음 등판하는 느낌”이라고 농을 친 뒤 “신경 쓰지 않는다. 새로운 얼굴이 나오더라도 무조건 지는 건 아니지 않나. 인위적인 조정은 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레이드나 외인 교체 모두 지금 당장의 계획은 없다. 이 감독은 “지금 선수단 구성이 좋다. 내가 하고 싶은 야구를 선수단이 잘 구현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부임 첫해 목표였던 패배의식 탈피는 이미 달성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5강 싸움을 하고 있다는 자체가 선수단의 내년, 내후년을 밝힌다. KT가 서두르지 않는 이유다. 입장도, 대처도 전혀 다른 두 팀의 맞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사직|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