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출신·외부FA’ 이범호의 은퇴가 KIA에 남긴 유산

입력 2019-07-14 17: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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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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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꽃’ 이범호(38)가 화려하게 떠났다. 소속팀 KIA 타이거즈에서 누구보다 성대하게 은퇴식을 치르며 제2의 인생을 준비하게 됐다.

KIA는 1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이범호의 은퇴식을 진행했다. 이날 KIA는 이범호의 은퇴식을 기념하기 위해 특별히 사전 티켓, 유니폼 등을 제작해 팬들과 함께 떠나가는 이의 길을 배웅했다.

2만500석은 모두 매진됐다. KIA가 올해 개막전(3월 23일) 이후 처음으로 기록한 홈 매진. 그 만큼 이범호의 떠나는 길을 함께하려는 팬들이 많았다. 더군다나 데뷔 팀인 한화의 원정팬들도 1루 측에 자리해 그의 현역 마지막 모습을 더욱더 뜻깊게 만들었다.

이범호는 타이거즈 출신 선수 중 은퇴식을 한 9번째 선수가 됐다. 김성한부터 공동 은퇴식을 한 최희섭과 서재응까지, 누구 한 명도 이름이 가볍지 않은 ‘레전드’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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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의 은퇴식이 KIA에 남긴 메시지는 매우 특별하다. 우선 지역, 출신 팀에 상관없이 누구든 팀에 크게 기여하면 ‘레전드’ 대우를 받을 수 있게 해줬다는 점이다.

이범호는 대구가 고향으로 한화에서 KBO리그에 데뷔했다. 광주를 연고로 하고 있는 KIA와는 해외 진출을 마치고 난 이후인 2011년부터 인연을 맺었다. 당시 KIA는 외부 프리에이전트(FA)를 통해 이범호를 데려왔는데, FA 재계약까지 다시 하는 인연 끝에 무려 9년을 함께 ‘동행’했다. 이범호는 KBO리그에서 2001경기를 뛰면서 KIA 소속으로 무려 881경기를 소화했다.

지역 연고와 소속에 상관없이 팀에 기여한 것만을 정확하게 평가한 결과로 성대한 은퇴식이 열렸다. 이범호가 단순히 선수 개인으로만이 아니라 팀에 ‘선배’로서 미친 영향도 상당했기에 가능했던 시나리오였다.

KIA는 은퇴식에서 이범호의 등번호 대관식까지 진행했다. 이범호는 ‘25’ 등번호를 팀의 미래인 박찬호(24)에게 넘기며 특별한 동기부여까지 이끌었다. 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한 순간에 교차하는 특별한 순간이었다. 자신의 커리어를 마치면서 팀에 또 다른 유산까지 남긴 사나이. 꽃은 지는 것이 아니라 다음 계절에 또다시 피는 것임을 보여준 그의 마지막 발걸음이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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