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배제성(왼쪽)-김민. 스포츠동아DB
배제성은 1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시즌 4승(7패)째를 챙기며 전반기를 마감했다. 추격조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어엿한 선발투수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한, 성공적인 전반기였다. 하지만 16일 경기 투구내용이 좋았던 건 아니다. 배제성은 5.1이닝 2안타(1홈런) 6볼넷 1사구 2실점으로 제구 불안을 드러냈다. 개인 한 경기 최다 4사구 기록이었다. 3회 네 타자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1실점한 장면이 이날 경기의 압축판이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버텨냈다. 3회에는 김재환의 2루수 직선타 때 2루주자까지 잡아냈고, 4회에도 선두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허경민을 병살타로 요리했다. 출루허용한 주자는 아홉 명이었지만 홈을 밟은 건 두 명뿐이었다.
공교롭게도 직전 경기 김민도 마찬가지였다. 김민은 1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8안타 3볼넷을 허용하고도 1실점으로 버티며 시즌 6승째를 챙겼다. 매 이닝 위기를 허용했지만 실점을 최소화했다. 이강철 감독도 “위기를 잘 헤쳐 나갔다. 결국 위기를 겪어봐야 성공한다. 김민의 후반기와 내년이 기대된다”고 칭찬했다. 배제성 역시 마찬가지였다. 물론 매 경기 이처럼 잦은 볼넷 허용을 한다면 무너질 가능성이 높아지겠지만, 이날의 경험을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는다면 한두 단계 도약도 가능하다. 이 감독이 확실한 자원으로 점찍었던 강속구 영건 듀오 김민과 배제성은 이렇게 진짜 선발투수로 성장 중이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