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로 눌리는 리빌딩 버튼…단장 없는 롯데의 더딘 걸음

입력 2019-07-3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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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공필성 감독대행. 스포츠동아DB

프런트 실무진이 가장 바쁜 시기에 수장인 단장이 공석이다. 하위권 팀들이 미래를 향한 움직임에 돌입했지만 롯데 자이언츠가 빈손인 이유다.

7월 들어 KBO리그에는 두 건의 트레이드가 단행됐다. KIA 타이거즈는 6일 NC 다이노스에 외야수 이명기를 내주는 대신 이우성을 받아왔다. 이어 28일에는 한화 이글스가 투수 송은범과 LG 트윈스 신정락이 유니폼을 바꿨다. 두 건 모두 동일 포지션 선수의 1대1 트레이드였다.

야구계는 이를 ‘리빌딩 트레이드’로 해석하고 있다. 29일까지 한화는 9위, KIA는 8위다. 5위와 격차가 적잖게 벌어진 만큼 올해 포스트시즌 도전은 쉽지 않다. 강팀과 약팀의 격차가 예년보다 크기 때문에 적극적인 리빌딩도 가능해졌다. 한화와 KIA가 즉시 전력을 5강팀에 내주는 대신 젊은 선수를 받아오는 거래를 단행한 배경이다. 이우성은 이명기보다 7살, 신정락은 송은범보다 3살 더 젊다.

하지만 정작 최하위 롯데의 움직임은 없다. 전반기 종료 이튿날인 19일 이윤원 단장과 양상문 감독이 동반 사임의 영향이 크다. 자진사퇴로 포장된 사실상의 경질로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현장 공백은 공필성 수석코치의 감독대행 승격으로 메웠지만, 아직 단장 선임 소식은 없다. 롯데 측은 “아무래도 신중할 수밖에 없는 작업”이라는 방침이다. 1차 결재권자인 단장이 공석인 이상 트레이드 성사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공 대행 입장에서도 보강이 필요한 자리에 대해 적극적으로 요청하긴 쉽지 않다.

다른 하위권 구단들이 트레이드에 열을 올리는 건 올해 성적을 두세 계단 올리기 위해서가 아니다. 프리에이전트(FA)에 수백억 원을 투자하는 대신, 계획성 있는 육성에 투자하겠다는 움직임이다. 하지만 롯데는 그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 컨트롤타워 부재가 길어진다면 내년 더 큰 어려움을 만날 수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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