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역배우협회도 이달말 출범
일부 기획사의 횡포에 노출된 아동·청소년 연기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제화 등 각종 장치가 마련될 전망이다. 최근 아동·청소년 연기자들을 상대로 한 사기 피해가 급증하는 가운데 국회에서 관련 방지 법률이 발의됐고, 공동의 권익을 지키려는 모임도 만들어진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달 26일 대중문화예술기획업 운영자나 종사자의 결격 사유에 ‘사기의 죄를 범한 사람’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은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연예기획사 대표 등이 영화나 드라마 출연을 약속하면서 배우 지망생에게 거액을 받은 뒤 실제 출연시키지 않은 사기 피해가 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아역 배우들을 위한 한국아역배우협회도 8월 말 출범한다. 유성원 임시회장은 19일 “그동안 아동·청소년 연기자를 위한 법안이나 이들을 위한 단체가 없었다”며 “미성년자라 노동법 등을 적용받기 힘든 아역 배우들을 위한 각종 법제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동·청소년 전용 표준계약서를 추진하기 위해 정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방송가 안팎에서 이 같은 움직임이 일기 시작한 것은 5월부터다. 당시 아역 연기자 지망생들의 부모 15명에게서 교육비 등을 빌미로 5억 원을 뜯어낸 한 연예기획사 대표가 경찰에 붙잡혔다. 스포츠동아를 비롯해 KBS 2TV ‘추적 60분’ 등 언론은 아이들을 볼모로 삼은 일부 연예기획사의 실태를 고발하는 보도를 잇따라 내보냈다.
이는 아역연기자 부모들의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아역 지망생 A군(11)의 어머니는 최근 스포츠동아와 나눈 전화통화에서 “아역연기자 부모들과 관련 보도를 공유하며 지켜보고 있다”면서 “아이들이 작품 출연 기회를 박탈당할까 함부로 피해 사례를 공론화하지 못했던 부모들도 조금씩 목소리를 보태고 있다”고 밝혔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