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류현진(32)이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9월 첫 등판에 나선다. 포스트시즌(PS)에 대비한 리허설 모드로 벌써 접어든 듯한 다저스의 사정을 고려하면 내용과 결과 모두 잡아야 할 일전이 됐다.

류현진은 5일 오전 11시10분(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콜로라도와 홈경기에 선발등판한다. 올 시즌 류현진의 26번째 등판 경기다. 시즌 성적은 12승5패, 평균자책점(ERA) 2.35로 여전히 메이저리그 최고 레벨에 속하지만, 지난 3경기 연속 부진(3패·ERA 11.05)을 고려하면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처지에서 상대전적 4승7패, ERA 4.86의 난적을 만나게 됐다.

다저스는 최근 3경기 내내 ‘PS 마운드 운용’을 염두에 둔 듯한 실험을 진행했다. 2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원정)에 이어 4일 콜로라도전(홈)에서 ‘불펜데이’ 성격의 마운드 운용을 선보였다. 그 직전까지 류현진을 비롯한 선발들의 부진이 거듭돼 불펜 소모가 컸음에도 개의치 않았다.

2일에는 선발 로스 스트리플링을 3이닝(31구)만 던지게 한 뒤 연장 11회까지 9명의 불펜투수들을 줄줄이 투입했다. 4일에는 선발 훌리오 우리아스가 역시 3이닝(44구)만 책임지게 한 후 9회까지 6명의 불펜투수들을 짧게 끊어서 기용했다.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우수한 선발 자원이 풍부한 다저스가 평상시 잘 꺼내들지 않던 마운드 운용법이다.

3일 콜로라도전(홈)에선 선발 워커 뷸러(5이닝·89구)와 롱릴리프 마에다 겐타(4이닝·58구)만으로 경기를 끝냈다. 올 시즌 대부분을 선발로 보낸 마에다를 PS에 대비해 불펜으로 돌린 뒤 ‘1+1 선발’을 테스트했다고 볼 수 있다.

류현진은 클레이튼 커쇼, 뷸러와 함께 시즌 내내 다저스 선발진을 훌륭하게 이끌어왔다. PS에서도 중용이 예상된다. 그러나 누구도 안심할 순 없다. 다저스 수뇌부가 월드시리즈 우승에 최적화된 마운드 운용을 벌써부터 고민하고 있음이 분명해진 만큼 류현진 역시 잔여 등판에서 확고한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 류현진의 5일 콜로라도전 등판에 한층 더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