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흠덕 야구학교 컨디셔닝센터장의 이유 있는 ‘웨이트트레이닝 예찬’

입력 2019-11-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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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흠덕 스포츠투아이 야구학교 컨디셔닝센터장이 26일 성남 야구학교에서 스포츠동아와 인터뷰를 마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성남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강흠덕 스포츠투아이 야구학교 컨디셔닝센터장(60)은 한국 프로스포츠 트레이닝 파트의 변화를 온 몸으로 체험한 인물이다. 지금은 야구학교가 중학생 이상의 엘리트 야구선수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파워 업 프로젝트’의 핵심 인물이다. 25일 성남시 야구학교에서 강 센터장을 만났다. 1983년 OB 베어스(현 두산)의 트레이너 업무를 시작한 뒤부터 꾸준히 이 분야를 연구한 관록이 말 마디마디에 묻어났다.

-본격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이하 웨이트)을 공부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부상을 예방할까 연구하는 게 내 일이었고, 웨이트를 통해 경기력도 향상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1990년대 들어서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두산 재직 시절 새롭게 입단하는 선수들의 메디컬체크를 하다 보니 부상자가 너무 많더라.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신인들 중에 10명 중 6~7명, 많게는 9명이 부상자였다. 너무 안타까웠다. 야구는 회전운동을 직선운동으로 바꾸는 스포츠인데, 기술훈련에 집중해 과사용이 일어나면 관절이 못 버틴다. 그래서 인대와 관절조직이 손상된다. 결국 근력운동에 올바른 역학적인 자세를 첨가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강흠덕 스포츠투아이 야구학교 컨디셔닝센터장(오른쪽)이 ‘파워 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선수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 | 스포츠투아이 야구학교


-훈련 프로그램을 설계한 과정이 궁금하다.

“나는 물리치료 전공자인데, 웨이트 분야에 관심이 생겨 체육 전공 대학원을 다시 갔다. 그때 공부한 부분에 운동생리학, 운동역학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 위해 김언호 박사(동국대)님과 논의했고, 김 박사님이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접목했던 프로그램도 참고했다.”

-재활 중인 선수들에게는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

“균형감각 훈련 등을 통해 편안한 자세를 회복해야 한다. 관절의 가용성을 회복하고, 움직임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많은 선수들과 함께했지만, 누군가의 재활에 도움을 줬다고 하기보다 본인들이 잘한 것이다. 재활은 고통이다. 통증 이전에 심리적 고통이 따른다. 주위의 시선도 따갑다. 재활 과정에서 연봉도 깎이지 않나. 그런 상황에서 선수를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심리적인 컨트롤도 중요하다.”

-장기레이스를 펼치면서 체력 부담을 호소하는 선수들이 늘고 있다.

“비시즌 때 내 몸을 소모할 수 있는 체력을 미리 만드는 게 중요하다. 소모가 아닌 저축이라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 시즌 중에도 웨이트를 게을리 해선 안 된다. 이것은 시켜서 되는 게 아니다. 본인이 깨우치는 게 중요하다. 허경민, 김재호, 오재원, 최주환, 김재환 등 두산 선수들이 아침저녁으로 운동을 정말 열심히 하는데, 얼마 전 최주환이 ‘저 몸 좋아졌죠?’라고 묻는 것을 보며 매우 기뻤다.”

강흠덕 스포츠투아이 야구학교 컨디셔닝센터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파워 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선수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 | 스포츠투아이 야구학교

-파워 업 프로젝트를 통해 궁극적으로 기대하는 효과는 무엇인가.

“타자는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는 능력, 투수는 본인이 가진 퍼포먼스에 근력을 더해 구속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부상을 방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은 겨우내 몸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그 나이가 적기다. 그때 잘 만들어놓으면 기술적인 면도 더 향상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나는 자신 있게 얘기하고 싶다. 안 아프고 오래 하고 싶으면 지금 어디든 가서 운동하라고 말이다. 지금은 중학교 입학을 앞둔 선수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는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골프선수와 스쿠버다이버도 있다. ‘처음 해보는데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고 하더라.”

성남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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