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KBO
KBO 실행위원회(단장회의)는 최근 부산에서 워크숍을 진행했다. 프리에이전트(FA) 제도 개선부터 KBO리그식 사치세 등에 대한 격론이 이어졌다. 여기에 PS 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골자는 순위 싸움 중요성 강조다. 정규시즌 2, 3위 팀이 그 상위 팀과 2경기차 이내로 시즌을 마칠 경우 첫 PS 라운드에서 1승을 안겨준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올해로 대입하면 정규시즌 2위 SK 와이번스는 1위 두산 베어스와 경기차 없이 상대전적에서 밀렸다. 이번 변경안이 적용됐다면 SK와 두산이 2경기차 이내이기 때문에 플레이오프(PO)에서 1승을 안을 수 있었다. 이 경우, 현행 5전3선승제 준PO, PO가 4전3선승제로 바뀌게 된다. 정규시즌 순위는 물론 경기차의 가치까지 높이겠다는 의도다. 순위가 얼추 정해진 시점에서도 상위 팀은 2경기차 이상으로 벌리기 위해, 하위 팀은 2경기차 이내로 좁히기 위해 막판까지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이는 KBO리그가 위기라는 대전제에 모두가 공감했기 때문이다. 리그 전체가 2020년 800만 관중 재진입을 노리고 있으며, 만일 2연속시즌 이에 실패한다면 더 큰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정규시즌 막판까지 팬들의 흥미를 떨어뜨리지 않을 방법에 대해 고민했고 PS 제도 변경안까지 꺼내든 것이다. A팀 단장은 26일 “PS 제도 변경 안건이 나왔을 때 단장들끼리 논의가 상당히 빨랐다. 이사회 최종 결정이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구단이 공감했다”고 전했다.
여론은 곱지 않다. 우선 규정 자체가 복잡해지는 건 분명하며, ‘업셋’의 길이 막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른바 ‘져주기 논란’도 문제가 될 수 있다. PS 탈락이 조기에 확정된 하위권 팀들은 으레 ‘리빌딩’을 표방하며 젊은 선수들 위주의 기용을 하는데, 상위 팀들간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질 시점에는 이 자체가 문제의 소지가 있다.
B팀 단장은 “져주기 논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해가 된다. 팬들이 괜한 얘기를 하진 않는다”며 “우리 야구인들이 과거에 그런 모습으로 실망을 시켰기 때문에 그렇다. 모두가 돌아보고,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반성했다. C팀 운영단장 역시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도입됐을 때도 비판이 많았지만 정규시즌 막판까지 긴장감이 유지되는 효과를 체험했다”며 “이번 제도도 분명 단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장점이 많다면 적극적인 변화를 두려워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