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3점슛의 시대다. 2013∼2014시즌 18.0개였던 평균 3점슛 시도가 2019∼2020시즌 24.3개까지 늘었다. 최근 KBL리그에서 지역방어의 활용빈도가 증가해 3점슛의 중요도는 더 높아졌다. KT전에서 3점슛을 시도하고 있는 SK 최준용. 사진제공|KBL
미국프로농구(NBA)를 비롯한 세계 농구는 3점슛이 각광 받는 시대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안정적인 골밑 득점이 가장 좋은 공격 방법으로 평가 받았지만 5~6년 사이에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 제임스 하든(휴스턴) 등 치명적인 슈팅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대세로 떠올랐으며 210㎝가 넘는 빅맨들도 3점슛 능력은 필수가 됐다. 상대 수비를 밖으로 끌어내 공격할 공간을 넓히고 한 번의 공격으로 3점을 얻을 수 있다는 효과에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3점슛은 현대 농구의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공격법으로 자리 잡았다.
● 빈도 늘어난 3점슛, 중요성도 높아져
다소 보수적인 성향의 국내 프로농구의 경우, 아직도 골밑 득점의 중요성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3점슛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기록으로도 잘 드러난다. 3점슛 시도 자체가 부쩍 늘었다. 외국인선수 1명 출전 시대였던 2013~2014시즌 정규리그에서 10개 구단의 평균 3점슛 시도는 18.0개였다. 당시 가장 많은 3점슛을 시도한 팀은 부산 KT로 경기 평균 19.7개였다.
5시즌 만에 외인 1인 출전 제도 아래 치르는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10개 구단의 평균 3점슛 시도 수는 24.3개(13일 기준)다. 서울 SK(평균19.9개 시도)를 제외한 9개 팀은 매 경기 20개 이상의 3점슛을 시도하고 있다. 5시즌 전과 비교할 때 득점이 상승한 것도 3점슛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할 수 있다.
● 너도나도 지역방어, 해법은 3점슛
최근에는 3점슛의 중요성이 더 부각되고 있다. 3라운드부터 모든 팀들이 유행처럼 지역방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예 한 쿼터 내내 지역방어를 하는 경우도 있다.
선수의 위치, 로테이션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수비에 변화를 줄 수 있고 수비에 약점이 있는 선수가 출전할 때에도 위험요소를 줄일 수 있어 감독들이 선호하는 분위기다.
다만 지역방어는 외곽슛과 뛰어 들어오는 공격리바운드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기본 지역방어 형태인 2-3 지역방어는 양쪽 45도, 3-2지역방어는 양 코너 3점슛에 취약하다.
지역방어의 성공과 실패는 상대의 3점슛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격 팀 입장에서는 3점슛이 들어가지 않으면 경기 내내 상대의 지역방어에 고전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서울 SK가 3점슛 난조로 어려움을 겪었다. 4라운드 초반 3연패를 당할 때 SK의 3점슛 성공률은 22.8%였다. 3경기에서 57개의 3점슛을 던졌는데 13개만 성공됐다. 상대의 지역방어에 3점슛이 터지지 않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SK를 만나는 팀들은 너도나도 지역방어를 들고 나왔다.
3점슛 부진으로 지역방어 노이로제가 걸린 SK가 이를 해결한 방법도 결국 3점포였다. 3연패 이후 2경기(10일 전주 KCC전, 11일 부산 KT전)에서 SK는 44개의 3점슛을 던져 21개를 성공시켰다. 성공률은 무려 47.7%. 3점슛이 터지자 SK를 만난 KCC와 KT는 지역방어를 고수 할 수 없었다. SK는 2연승을 기록하며 부진에서 탈출했다.
팀을 웃고 울리는 3점슛, 순위 경쟁이 치열한 프로농구 후반기 레이스에 그 중요성은 더 부각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