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퇴 맞은 추악한 사기극…휴스턴은 초토화, 보스턴도 초긴장

입력 2020-01-14 22: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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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감독 힌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메이저리그 사무국(MLB)이 물불을 가리지 않은 전방위적인 ‘사인 훔치기’로 물의를 빚은 휴스턴 애스트로스 구단과 책임자들에게 철퇴를 가했다. ‘추악한 사기극’에 일벌백계로 대응했다.

MLB는 14일(한국시간) 휴스턴 구단에 규정상 최고액인 500만 달러(약 58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향후 2년간 휴스턴의 신인드래프트 1·2라운드 지명권도 박탈했다. 휴스턴이 2017년 정규시즌뿐 아니라 월드시리즈까지 전자 장비를 비롯한 각종 수법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상대팀의 사인을 훔친 사건을 2개월간 정밀 조사한 끝에 내린 징계다. 각각 현장과 프런트를 지휘한 AJ 힌치 감독과 제프 루노 단장에게는 1년 자격정지를 결정했다. 이에 휴스턴 짐 크레인 구단주는 즉각적으로 힌치 감독과 루노 단장을 해임했다.

메이저리그를 발칵 뒤집어놓은 이번 사태의 여진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알렉스 코라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 역시 강도 높은 징계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코라 감독은 2017년 휴스턴 벤치코치로 일하며 이번 사기극을 주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18년 보스턴 사령탑으로 취임한 뒤에도 홈구장인 펜웨이파크의 비디오판독실을 사인 훔치기의 소굴로 전락시킨 혐의로 현재 MLB의 조사를 받고 있다. 힌치 감독에 버금가는 중징계가 불가피한 상태다. 이 경우 보스턴 구단 또한 해임에 준하는 자체 징계를 내릴 수 있다.

MLB는 그러나 2017년 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박탈하진 않았다. 또 연루된 선수들에 대한 징계도 유보했다. 가담 정도를 개인별로 명확하게 가릴 수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그 덕에 현역 사령탑 한 명은 면죄부를 받았다. 지난 시즌 후 뉴욕 메츠 감독으로 취임한 스타플레이어 출신 카를로스 벨트란(43)이다. 빅리그 통산 20시즌 동안 2586경기에서 타율 0.279(2725안타), 435홈런, 1587타점을 남긴 벨트란은 2017시즌을 휴스턴에서 마친 뒤 은퇴했다. 당시 사인 훔치기의 적극 가담자였으나 운 좋게 징계는 모면했다. 다만 따가운 여론의 질타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추문에 연루된 채 사령탑 데뷔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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