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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33)가 자신의 보류권을 가진 키움 히어로즈에 복귀 의사를 밝혔다. KBO의 징계 사흘 만에 공식적으로 키움과 접촉하며 KBO리그 복귀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키움은 “다각도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키움은 28일 “강정호가 이날 오후 김치현 단장에게 직접 연락해 팀 복귀 의사를 전달했다. 구단은 강정호의 복귀 의사가 확인됨에 따라 향후 거취와 관련된 모든 문제를 검토하겠다”며 “빠른 시일 내 에이전트를 만나 선수 입장을 들어본 뒤 국민정서와 구단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알렸다.
강정호는 미국 메이저리그(ML)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이던 2016년 12월 한국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내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2009년, 2011년 두 차례 음주운전 적발 건이 추가로 확인되며 논란이 커졌다. 미국에서 비자를 받지 못해 2017년을 통째로 날리는 등 죗값을 치렀다. 2018시즌 막판 복귀했지만 결국 2019시즌 도중 피츠버그에서 방출됐고, ML 생활을 이어갈 수 없게 되자 KBO리그의 문을 두들겼다.
일반적으로 임의탈퇴 해제는 구단이 KBO에 신청한다. 하지만 강정호는 에이전트를 통해 KBO에 직접 복귀신청서를 제출하는 초유의 행태로 규정의 틈을 활용했다. KBO는 25일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강정호에게 1년 유기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의 징계를 내렸다. 음주운전 3회 적발 선수에 대해 3년간 자격정지의 징계 기준이 있지만 강정호 사태 이후 생긴 ·규정이라 소급 적용이 힘들다고 상벌위는 판단했다.
강정호의 1년 유기실격은 아직 발효되지 않았다. 키움에서 임의탈퇴를 해제하는 날부터 1년 뒤에야 KBO리그 선수 자격을 되찾는다. 강정호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빠르게 키움 측에 입장을 전해야 했다. 하지만 지난 사흘간 소식이 없었다. 키움 손혁 감독과 김치현 단장은 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선수가 아직 접촉을 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어떠한 조치도 취할 수 없다”고 선을 그어왔다.
징계 발표 사흘 만에 움직였다. 이제 공은 키움에게 넘어간 것이다. 키움이 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다. 강정호의 요청을 묵살하고 임의탈퇴 상황을 유지하는 것, 임의탈퇴 해제 후 자유계약선수로 방출하는 것, 강정호와 계약을 맺어 1년 뒤부터 선수로 기용하는 것이다. 트레이드 역시 계약 후 1년이 지나야 가능하다.
창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