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성곤·SK 김경호가 던진 메시지, ‘모멘텀’을 만들어라

입력 2020-06-28 15: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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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성곤·SK 김경호. 사진|스포츠코리아-스포츠동아DB

모멘텀(Momentum). 물질의 운동량이나 가속도를 뜻하는 물리학 용어다. 스포츠에선 선수들이 극적인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시점을 의미하는 단어로 자주 쓰인다. 삼성 라이온즈 이성곤(28)과 SK 와이번스 김경호(25)는 이 ‘모멘텀’의 중요성을 보여준 인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성곤과 김경호는 모두 지난해까지 음지가 더 익숙했다. 입단 시기와 팀도 같다. 2014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이성곤은 2차 3라운드(전체 32번), 김경호는 2차 6라운드(59번)에 뽑혔다. 그러나 1군에 설 기회는 많지 않았다. 냉정히 말하면 1군과 거리가 멀었다.

이순철 SBS해설위원의 아들인 이성곤은 2017년까지(2015~2016년 경찰야구단 복무) 두산에서 1군 8경기 출장(13타수 3안타)이 전부였다. 2018시즌을 앞두고 2차드래프트를 통해 삼성으로 이적했지만, 지난해까진 22경기에서 44타수 8안타(타율 0.182)를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27일까지 올 시즌 14경기에 나선 것이 한 시즌 최다 출장일 정도다.

그러나 반전의 기회는 찾아오기 마련이다. 26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터트리며 승리에 기여한 것이 모멘텀이었다. 27일에도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3연전 위닝시리즈를 이끌었다.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선수들이 팀의 승리를 이끄는 결정적 활약을 펼친 뒤 전환점을 마련하는 케이스를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24일 1군 등록 후 4경기에서 10타수 8안타(타율 0.800), 2홈런, 3타점의 맹타를 휘둘렀고, 1루 수비도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어 허삼영 삼성 감독이 야수 로테이션을 돌리기도 한결 수월해졌다.

SK 김경호도 2018시즌까진 아예 1군에 설 기회조차 없었다. 지난해 대주자·대수비 요원으로 1군 32경기에 출장해 26타수 5안타(타율 0.192)를 기록하긴 했지만, 올 시즌에는 이흥련과 함께 SK로 트레이드되기 전까지 2군에만 머물렀다. 그러나 23일 1군에 등록된 뒤 27일 인천 LG 트윈스전까지 5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터트리는 등 18타수 9안타(타율 0.500)로 활약 중이다. 25일 인천 두산과 더블헤더 1~2경기에서만 6안타를 몰아친 것이 김경호의 모멘텀이었다. 27일에는 9회 1사 후 LG 정찬헌의 노히트노런을 무산시키는 깨끗한 안타로 존재감을 각인했다. 100m를 11초에 주파하는 빠른 발을 지닌 데다 콘택트 능력까지 향상해 향후 리드오프 자원으로 기대를 모은다.

깊은 슬럼프에 빠진 선수들에게 끝내기안타와 같은 모멘텀은 부진 탈출의 계기가 된다.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선수들에게는 팀의 승리를 이끄는 활약이 모멘텀이 될 수 있다. 그 기회를 잡는 것은 본인의 몫이다. 이성곤과 김경호가 던진 메시지가 큰 의미를 지니는 이유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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