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완섭 감독은 떠나지만…인천, 이대로라면 강등은 현실이다!

입력 2020-06-28 16: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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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임완섭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1부) 인천 유나이티드가 깊은 늪에 빠졌다.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FC서울에 0-1로 또 졌다. 2무 후 7연패, 역대 최악의 부진 속에 꼴찌(12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서울에 ‘5연패 탈출’을 선물한 인천 임완섭 감독도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서울은 한숨을 돌렸지만 인천에는 암울한 그림자가 덮쳤다. 임 감독은 종료 휘슬이 울리자 한참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생각을 정리하려는 듯 깊은 한숨으로 인터뷰를 시작한 그는 사퇴를 발표했다. “변화가 필요하다. 감독으로 책임이 있다. (변화와 책임에는) 사퇴의 뜻이 있다. 팬들에게 정말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깜짝 발표가 아니었다. 구단과 이미 이야기를 끝낸 상태였다.

사령탑에게만 책임을 돌려서는 곤란하다. 불성실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진 일부 선수가 계속 출전하면서 팀 분위기가 묘해지고 리더십이 흔들린 측면도 있으나, 지금의 인천은 잘 되기 어려운 구조다. 모든 부분이 따로 움직인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인천 사정을 잘 아는 복수의 관계자들은 “이해관계에 따라 갈린 사무국, 감독을 보좌하지 못한 코칭스태프, 와해된 선수단까지 손댈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포항 스틸러스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중동으로 향한 완델손(브라질)을 영입하지 못한 과정에서 드러나듯 전력보강작업 또한 지지부진했다.

결국 인천 구성원 모두의 실패이자, 책임이다. 감독 교체는 단기처방은 될 수 있으나,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2004년 창단 이후 정식 사령탑을 역임한 인물만 임 감독까지 모두 11명이다. 평균 임기 1년을 조금 넘는다. 반면 아름다운 기억은 적다. 가까스로 K리그2(2부) 강등을 피했다는, 수년째 늘 똑같이 반복되는 ‘진부한 감동’만 남아있을 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일정이 축소된 올 시즌은 파이널 라운드를 포함해 27라운드 체제로 운영된다. 3분의 1이 지났다. 새 연고지로 떠날 상무의 K리그2행이 확정돼 강등 티켓이 한 장으로 줄었음에도 썩 달갑잖은 ‘생존왕’ 타이틀조차 잃을 판이다.

임 감독과 서글픈 마지막 미팅을 끝낸 인천 선수들이 어깨를 축 늘어트린 채 하나둘 버스에 오른 시각은 경기 후 1시간이 넘은 오후 10시 무렵이었다. 늦어진 퇴근길의 착 가라앉은 분위기는 인천의 답 없는 미래를 예고하는 듯했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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