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에 오른 ‘대학병원연구소의 동물실험’

입력 2020-10-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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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처불명의 동물들이 대학병원에서 실험대상으로 쓰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동물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입된다. 사진제공|펫뉴스

“출처불명 동물로 맘대로 실험 하다니…”

경북대 실험동물 226마리 무허가
개 쓴다 승인신청 후 토끼 구입도
값싼 중국산 반려동물 수입 급증
“반려동물 이력제 도입” 한목소리
전국 대학 병원 연구소에서 실시되는 동물실험과 관련해 연구윤리문제가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경북대는 실험 과정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동물을 많이 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출처불명의 동물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대규모로 유입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가 19일 경북대에서 실시한 국정감사에서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북대가 2015년부터 올 7월까지 실험동물로 사용한 개와 고양이 470마리 중 식품의약품안전처 실험동물공급시설로 등록되지 않은 업체로부터 구매한 경우가 각각 211마리(44.9%), 15건(30%)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의하면 ▲개를 쓴다고 승인신청을 하고 실제로는 토끼를 구입한 경우 ▲제약사 등으로부터 기부받아 실험에 사용했다며 근거자료를 남기지 않은 경우 등 각종 출처불명 동물을 실험에 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경북대에서는 실험견이 각종 질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계속 실험을 하다가 죽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이미 실험에 동원된 동물을 다른 실험에서 또 쓴 일도 있었다. 연구윤리 논란을 일으킬만한 행위들이다.

이 의원은 “반려동물인구 1500만 명 시대에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식약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동물실험 시설에서 처리한 동물 사체는 총 2654톤에 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어 “전국 수의과 대학을 포함한 교육기관의 학생들이 윤리적인 환경에서 동물을 접할 수 있도록 생명윤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며 “동물에 대한 생명윤리의 인식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출처불명의 동물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입되고 있다. 올해 들어 중국산 반려동물 수입이 크게 늘어났다. 이들은 국내에서 애완용으로 팔려나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감소 추세였던 중국산 반려동물 수입이 올 들어 8월말까지 8493마리가 수입돼 팔려나갔다. 반려묘의 경우 지난해 614마리에서 올해 8월까지 1364마리로 2배 이상 늘었고, 반려견은 4342마리에서 7129마리로 64%나 늘었다.

문제는 사육환경과 번식 과정 등이 불투명한 수입 동물의 출처를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값싼 중국산 강아지가 국내산 강아지로 탈바꿈해 비싸게 판매될 가능성도 높다.

홍문표 의원은 “반려동물의 이동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반려동물 이력제에 관한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호승 객원기자 inewsma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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