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이 LG에 4-0으로 승리를 거둔 뒤 플렉센이 준PO 1차전 데일리 MVP에 선정되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플렉센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준PO·3전2승제) 1차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106구를 던지며 4안타 1볼넷 11삼진 무실점의 역투로 팀의 4-0 완승을 이끌었다. 11삼진은 2016년 11월 1일 한국시리즈 3차전 두산 마이클 보우덴, 2017년 10월 13일 PO 4차전 롯데 자이언츠 조쉬 린드블럼과 함께 PS 외국인투수 한 경기 최다 삼진 타이기록이다. 데일리 MVP는 당연히 플렉센의 몫이었다.
플렉센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LG를 상대로는 5월 7일 1경기에만 등판했다. 6이닝 3실점으로 승리를 따냈지만, 표본이 충분하진 않았다. 또 정규시즌 초반과 PS는 무게감 자체가 다르기에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경기 전 “플렉센이 자기 공만 잘 던지면 된다. 잘할 것으로 믿는다”면서도 “큰 경기에서 긴장할 수 있기에 신경이 쓰인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플렉센은 모든 우려를 기우로 바꿔놓았다. 1회부터 6회까지 5회를 제외한 매 이닝 삼진 1개씩을 곁들이며 LG 타선을 완벽히 봉쇄했다. 득점권 출루도 5회 1사 1루서 유강남의 2루수 땅볼 때 1루주자 김민성을 2루에 보낸 것이 전부였을 정도로 편안한 투구를 이어갔다. 최고 구속 155㎞의 직구(68개)는 무브먼트까지 완벽했고, 주무기인 커브(14개)와 커터(11개), 체인지업(9개), 슬라이더(4개) 등의 변화구도 위력적이었다. 191㎝ 장신의 높은 타점에서 직구와 커브를 내리꽂으니 LG 타자들로선 히팅포인트를 잡기가 까다로울 수밖에 없었다.
PS 데뷔전답지 않은 침착함도 돋보였다. 3-0으로 앞선 6회초 2사 후 김현수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하며 좋았던 흐름이 끊기는가 싶었지만, 파워히터 로베르토 라모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포효했다. 볼카운트 1B-2S서 엄청난 낙폭의 커브(시속 125㎞)를 던져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7회부터 등판한 계투진도 플렉센의 호투를 더욱 빛나게 했다. 최원준(1.1이닝 3삼진 무실점)과 이승진(0.2이닝 무실점)은 단 한 차례의 출루도 허용치 않고 7~8회를 삭제했다. 마무리 이영하도 1이닝을 1안타 1볼넷 1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지켰다. 플렉센은 팬들 앞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며 PS 첫 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