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김승기 감독의 더블포스트 딜레마, “양희종 돌아온다면…”

입력 2020-11-15 18: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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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안양 KGC와 전주 KCC의 경기에서 KGC 김승기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안양|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세계농구계에선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2명의 장신 빅맨을 활용한 ‘더블 포스트’ 구축이 기본사양이었다. ‘트윈타워’, ‘쌍돛대’ 등의 수식어도 더블 포스트 시대에 나온 말이다.

2010년대 중반부터는 볼 핸들링 능력과 득점력을 갖춘 가드-포워드로 무게중심이 넘어왔다. 이들이 공격을 주도하면서 스피드가 빨라졌고, 빈 공간을 활용하는 전술도 다양해졌다.

이제 더블포스트는 기본사양이 아니다. 선택사양이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선 대부분이 싱글포스트를 꾸리고 있으며, 아예 센터 없는 라인업을 꾸리는 팀도 있다. 국내프로농구에서도 싱글포스트 팀이 증가하고 있다.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안양 KGC를 이끌고 있는 김승기 감독(49)은 싱글포스트와 더블포스트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졌다. KGC에는 오세근(33·200㎝)이라는 국내 최고의 센터가 있다. 외국인선수와 오세근으로 더블포스트를 구축해 인사이드에서 강점을 유지하고자 했지만, 스피드의 벽 앞에 가로막혔다. 김 감독은 “(오)세근이의 사이드 스텝이 상대 선수들을 따라가지 못한다. 오세근이 뛸 때는 지역방어를 할 수 밖에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오세근 투입 시 김 감독의 궁여지책인 지역방어에는 외곽슛 수비에 취약하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실제로 KGC는 최근 서울 삼성(8일·71-76 패), 고양 오리온(10일·81-73 승), 부산 KT(12일·79-82 패)와 경기에서 상대 외곽슛에 호되게 당했다. 싱글포스트로 나선 삼성과 KT에는 승리를 헌납했다.

KGC가 15일 안양체육관에서 만난 전주 KCC 역시 싱글포스트를 꾸린 팀이다. KGC로선 스피드가 좋은 송교창(25·200㎝·12점)에 대한 수비가 부담스러웠다. 결국 김 감독은 리그 최고의 센터 오세근을 출전시키지 않는 결단을 내렸다. 오세근은 이날 출전선수명단에 있었지만, 단 1초도 뛰지 않았다.

김 감독의 결단에도 불구하고 KGC는 KCC에 73-81로 패하고 말았다. 김 감독은 “부상 중인 양희종이 A매치 휴식기 후 복귀하면서 우리가 싱글포스트 농구에서도 강점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GC를 꺾은 KCC는 5연승을 달리며 단독선두로 뛰어올랐다.

안양|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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