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무쌍 다이노스, NC가 무서운 진짜 이유

입력 2020-11-20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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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KS·7전4승제) 1승1패. 균형을 되찾았지만 NC 다이노스는 2경기에서 두산 베어스의 ‘가을 DNA’에 결코 밀리지 않는 저력을 과시했다. 4-5로 패한 2차전에서도 9회말 무서운 뒷심을 과시하며 1점차까지 추격해 두산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NC의 진짜 무서움은 변화다. 경기 전 게임플랜에서도 파격을 주저하지 않는 데다, 필요하다면 경기 중간에도 카멜레온처럼 변신한다. 변화무쌍한 공룡은 KS의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NC는 정규시즌 DER(수비효율) 0.693으로 1위에 올랐다. 수비코치 시절부터 파격적인 시프트를 주저하지 않은 이동욱 감독의 야수진 배치는 물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극단적으로 당겨치는 유형의 좌타자가 타석에 들어설 때는 3루 측을 비우고 1~2루간에 2루수와 3루수가 포진하는 수비를 즐겨 썼다. KS에서도 두산 김재환, 오재일 등의 타석에 이런 시프트를 쓴다.



KS에선 조금 더 변화무쌍하다. 볼카운트 중에도 야수진의 움직임을 바꾸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17일 1차전 8회초 오재일 타석, 평소처럼 1~2루간에 머물던 박석민은 볼카운트 2S 이후 2루 뒤로 자리를 옮겼다. 오재일이 삼진을 당하면서 시프트 효과를 알 수는 없었지만, 생물처럼 변화한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감독은 “오재일의 2S 이후가 평소 데이터와 달라 배치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18일 2차전에서도 선발투수 구창모가 마운드에 있을 때는 김재환과 오재일을 상대로 극단적 시프트를 자제했는데, 임정호가 마운드에 올라오자 이들 타석에 종전의 시프트를 가동했다. 이 감독은 “볼 배합에 따라 타구 분포가 다를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포수 양의지의 리드도 춤을 추고 있다. 2차전 구창모의 컨디션이 좋지 않자 2회부터 직구 비중을 확 줄이며 슬라이더의 구사율을 늘렸다. 타순이 한 바퀴 돌며 두산 타자들이 구창모의 변화구에 대처하자 다시 몸쪽 직구를 적극적으로 던지도록 유도했다. 이 감독 역시 “양의지 특유의 볼 배합이 타자와 수 싸움을 편하게 만들어준 덕에 (구)창모가 6이닝을 던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원점으로 돌아간 KS. NC는 3차전 이후 또 어떤 변화를 준비하고 있을까.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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