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박치국. 스포츠동아DB
올 시즌을 앞두고 더욱 절치부심한 이유다.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 때부터 업그레이드를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고, 정규시즌 63경기에서 4승4패7홀드, ERA 2.89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며 다시금 가치를 인정받았다. 데뷔 후 단일시즌 최다 이닝(71.2이닝)도 경신했다.
포스트시즌(PS)에서도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KS 4차전까지 PS 7경기(7.1이닝)에서 단 1점도 허용하지 않는 한편 삼진은 8개나 솎아냈다. 시속 140㎞대 후반의 직구와 체인지업의 조합이 일품이다. 과거에는 주로 직구와 커브의 조합으로 타자를 상대했는데, 올 시즌을 앞두고 체인지업의 완성도를 높인 덕분에 주무기가 하나 더 늘었다. 박치국은 “결정구가 커브에서 체인지업으로 바뀌었고, 구속도 올해 더 빨라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심적으로도 편안하다”고 밝혔다.
우타자를 상대로도 자신 있게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체인지업은 우투수 기준으로 좌타자의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궤적을 그린다. 우타자에게는 그 반대의 궤적이다. 그만큼 공이 잘 보일 수밖에 없지만, 특유의 낙폭으로 이 같은 약점을 상쇄한다.
박치국은 “(체인지업이) 상하로 떨어지는 각이 크다 보니 타자의 유형을 가리지 않고 던질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타자를 상대로 처음 체인지업을 던질 때는 몸쪽으로 말리곤 했었는데, 포수 (박)세혁이 형이 체인지업을 던질 때 위치를 조정해주는 등 많이 도와주셨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KS 우승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고 싶다. 정규시즌과 PS에서 활약 중인 올해가 박치국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그는 “올해만큼은 잘해서 우승반지를 한 번 끼워보는 게 소원”이라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