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두산 박치국은 1년 전 아픔을 체인지업으로 치유했다

입력 2020-11-23 15: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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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박치국.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우완 사이드암 박치국(22)은 지난해 통합우승의 순간을 함께하지 못했다. 정규시즌 61경기에 등판해 2승2패3세이브14홀드, 평균자책점(ERA) 4.50을 기록하며 불펜에 힘을 보탰지만, 막판 투구 밸런스가 흔들리는 바람에 한국시리즈(KS)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KS 우승에 대한 열망은 더욱 커졌다. 입단 첫해인 2017시즌과 2018시즌 팀이 준우승을 차지했으니 아직 단 한 번도 동료들과 함께 우승 세리머니를 즐기지 못한 것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더욱 절치부심한 이유다.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 때부터 업그레이드를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고, 정규시즌 63경기에서 4승4패7홀드, ERA 2.89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며 다시금 가치를 인정받았다. 데뷔 후 단일시즌 최다 이닝(71.2이닝)도 경신했다.

포스트시즌(PS)에서도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KS 4차전까지 PS 7경기(7.1이닝)에서 단 1점도 허용하지 않는 한편 삼진은 8개나 솎아냈다. 시속 140㎞대 후반의 직구와 체인지업의 조합이 일품이다. 과거에는 주로 직구와 커브의 조합으로 타자를 상대했는데, 올 시즌을 앞두고 체인지업의 완성도를 높인 덕분에 주무기가 하나 더 늘었다. 박치국은 “결정구가 커브에서 체인지업으로 바뀌었고, 구속도 올해 더 빨라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심적으로도 편안하다”고 밝혔다.

우타자를 상대로도 자신 있게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체인지업은 우투수 기준으로 좌타자의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궤적을 그린다. 우타자에게는 그 반대의 궤적이다. 그만큼 공이 잘 보일 수밖에 없지만, 특유의 낙폭으로 이 같은 약점을 상쇄한다.

박치국은 “(체인지업이) 상하로 떨어지는 각이 크다 보니 타자의 유형을 가리지 않고 던질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타자를 상대로 처음 체인지업을 던질 때는 몸쪽으로 말리곤 했었는데, 포수 (박)세혁이 형이 체인지업을 던질 때 위치를 조정해주는 등 많이 도와주셨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KS 우승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고 싶다. 정규시즌과 PS에서 활약 중인 올해가 박치국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그는 “올해만큼은 잘해서 우승반지를 한 번 끼워보는 게 소원”이라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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