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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는 8일 야구회관에서 실행위원회(단장모임)를 개최했다. 2021시즌 개막일을 비롯해 부상자명단(IL) 제도 손질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가운데 2차 드래프트를 폐지하는 쪽으로 큰 틀에서 합의한 사실이 스포츠동아 취재결과 확인됐다. 다음주로 예정된 이사회(사장모임)에서 제도의 존폐가 최종 결정된다.
2차 드래프트는 격년제로 실시됐다. 10개 구단이 작성한 40인 보호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를 대상으로 각 구단은 최대 3명을 지명한다. 2011년 3월 실행위에서 의결됐고, 그해 가을 처음 열렸다. 지난해 11월 2020년 2차 드래프트(5회차)가 진행된 바 있다.
제도 도입 초기만 해도 신생팀이던 NC 다이노스와 KT 위즈 창단으로 인한 전력 불균형 해소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이재학, 홍성민(이상 NC), 김성배(은퇴), 이해창(한화 이글스) 등 기존 소속팀에서 기회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새 팀에서 기회를 잡았다. 선수 이동폭이 넓어진 건 분명한 성과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유망주 팜이 활성화된 팀이 불리하다는 문제점을 꾸준히 지적했다. 한 팀당 최대 5명의 선수만 유출된다는 보호 조항이 있었지만, 일부 팀들은 2년마다 유망주 5명을 뺏겼다. 2018년 2차 드래프트(4회차)를 앞두고 1,2년차 선수를 자동 보호하는 등 보호 장치가 마련됐지만 핵심 유망주 보호에 어려움을 겪은 팀들이 발생했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그간 제도의 실효성에 계속 의문이 제기됐다. 2차 드래프트를 원하는 팀보다 그렇지 않은 구단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경직된 선수 이동을 해소하는 것과 함께 신생팀에 대한 배려가 가장 큰 목적이었는데, 올해 NC가 통합 우승을 차지했고, KT가 창단 첫 가을야구에 성공하며 열세를 극복해 제도 유지의 명분이 약해졌다.
또 다른 야구계 관계자는 “2023 신인드래프트부터 지역 연고제가 폐지되고 전면 드래프트를 실시하기로 해 자연스럽게 2차 드래프트 폐지 이야기가 나왔다”고 귀띔했다. 지역 연고 1차지명이 폐지되고 전국단위로 선수를 지명할 수 있게 되며 추가적인 선수 이동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실행위는 내년 스프링캠프 및 시즌 개막일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이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캠프 시작일은 기존 2월 1일이 유지될 전망이다. 시즌 개막은 4월초로 큰 틀에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