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사커] 감독 얘기만으로도 군침 돋는 2021시즌

입력 2021-01-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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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식 감독-홍명보 감독-김호영 감독-박진섭 감독(왼쪽부터). 사진제공 | 스포츠동아DB, 전북현대, 광주FC, FC서울

클럽 감독을 교체한다는 건 팀 색깔을 바꾸겠다는 뜻이다. 팀 스타일은 감독의 성향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시즌이 끝난 뒤 감독의 생사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건 누가 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2021시즌 K리그1(1부)엔 4명의 새로운 사령탑이 선을 보인다. 전북 현대 김상식(45), 울산 현대 홍명보(52), 광주FC 김호영(52), FC서울 박진섭(44) 등이다. 지난해 말 선임된 이들은 이미 능력이 검증된 지도자들이어서 기대를 부풀린다.

특이한 것은 우승과 준우승 팀 사령탑이 한꺼번에 교체됐다는 점이다.

전북의 전임인 조제 모라이스 감독은 지난 2년간 3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뒤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모라이스 감독의 찬란한 성과엔 후임인 김상식 감독의 역할도 컸다. 수석코치였던 그는 감독과 선수들의 가교역할을 하면서 중심을 꽉 잡았다. 선수 및 지도자로 전북의 전성기를 함께 해온 그가 감독에 선임된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정상의 팀을 맡으면 그만큼 부담감도 커진다. 최강희 감독과 모라이스 감독이 쌓아올린 성과를 이어가야한다. 우승은 기본이요 더블(2관왕), 트리플(3관왕)에도 도전해야 한다. 김 감독은 화끈한 공격축구로 리그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우승 등 더블을 다짐했다.

울산은 지난 시즌 롤러코스터를 탔다. 리그와 FA컵에서 연거푸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ACL에서 정상에 올라 마지막에 웃었다. 하지만 김도훈 감독과는 더 이상 동행하지 않았다. 대신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지도자로서 올림픽과 월드컵에도 출전했던 홍 감독은 중국 무대(항저우 뤼청)를 떠난 2017년 5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현장에 복귀했다. K리그 감독은 처음이다.

울산의 지상과제는 2005년 이후 16년 만에 정상 정복이다. 지난 2년 간 선수 영입에 관한 한 전북에 뒤지지 않았지만 꿈을 이루지 못했던 울산은 홍 감독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홍 감독은 “마치 숙제를 하지 않은 것처럼 마음한편에 불편함이 있었는데, 그게 K리그 감독직”이라며 복귀에 대한 설렘은 물론이고 울산의 리그 정복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광주와 서울의 감독 스토리도 흥미진진하다. 지난 시즌 지휘봉을 잡았던 감독들이 자리를 맞바꾸었다. 승격 팀 광주를 창단 첫 파이널A(1~6위)에 올려놓은 박진섭 감독은 서울 벤치에 앉았고, 최용수 전 서울 감독의 사퇴 이후 안정감 있는 지도력을 보여준 김호영 감독대행이 광주 지휘봉을 잡았다.

서울의 지난 시즌은 악몽이었다. 감독이 물러난 뒤 대행과 그 대행의 대행까지 이어진 참사는 팬들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박 감독 영입으로 분위기 쇄신과 함께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광주 또한 시즌 종료 후 혼란의 연속이었다. 감독이 떠난 가운데 임직원의 비위 의혹으로 대표이사 및 단장 모두 공석사태를 맞기도 했다. 흔들리는 광주를 바로 잡을 적임자로 김 감독이 발탁됐다.

2021시즌을 향한 본격적인 담금질이 시작됐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4명의 감독들이 과연 어떤 색깔로 팬들에게 인사할지 궁금하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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