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성공하는 공격수에 필수적인 4가지 기술

입력 2021-01-06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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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배구는 네트 위에서 상대를 공략하는 방법이 많을수록 유리한 높이의 경기다. V리그의 많은 감독들은 물론 아마추어 팀에서 꿈나무를 가르치는 지도자들이 ‘신장’을 가장 먼저 보는 이유다. 타고난 유전자 덕분에 균형이 잡힌 신체를 갖춘 장신선수가 꾸준히 나온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어느 베테랑 감독은 “우리 배구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려면 기술보다는 인종개량이 먼저”라고도 말했다.

서양선수들에 비해 신체적으로 불리하지만, 극복하는 방법 또한 분명 있을 것이다. 박기원 전 대한항공 감독은 “스피드와 각도, 길이, 기술이 있어야 공격수는 성공한다”고 분석했다. 수많은 선수들을 지도했던 그는 4가지 공격을 잘하는 선수를 예로 들어가며 설명했다.

일단 공격수는 빨라야 한다. 스피드는 모든 스포츠의 기본이다. 빠른 순발력으로 공의 정점을 찾아가 때리는 기술이 있으면 득점은 쉽다. 네트 앞으로 달려드는 점프 스피드가 뛰어난 선수는 GS칼텍스 강소휘, KB손해보험 김정호다. 타고난 탄력이 좋아야 가능하다. 공을 때리는 팔 스윙의 스피드가 좋은 선수도 있다. OK금융그룹 송명근, 조재성과 삼성화재 김동영이다. “스윙 스피드가 빠르면 블로킹에 걸려도 밖으로 튀어나간다”고 감독들은 말한다.

각도는 직선과 반 크로스, 크로스 공격을 모두 잘하는 기술이다. 공격 각도가 다양해야 상대의 수비범위가 넓어지고, 블로킹을 피해갈 여유가 생긴다. 흥국생명 이재영은 비교적 단신이지만 높은 점프력과 함께 이 능력을 갖췄기에 상대팀들이 힘들어한다.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기술이지만, 의외로 직선공격을 못하는 공격수들도 많다. “안테나와 블로킹 사이의 좁은 공간에서 직선으로 빼서 때릴 수 있으면 억대연봉 선수”고 어느 지도자는 말했다.

길이는 길고 짧게 때리는 능력과 높이를 말한다. V리그 중계방송 때 감독들에게서 가장 많이 듣는 표현이 “엔드라인을 보고 때려”와 “타점 잡아서 높게 때려”다. 높은 타점에서의 공격은 상대 수비수에게 위압감을 주고, 디그할 시간적 여유를 줄여준다. 어택라인 안쪽으로 때리는 공격은 화려해 보이지만, 블로킹에 차단당할 확률도 높다. 성공확률은 엔드라인 끝이나 양쪽 모서리로 향하는 공격이 더 높다. 현재 이 능력은 KB손해보험 케이타, IBK기업은행 라자레바가 가장 돋보인다.

지난달 23일 도로공사전 때 라자레바는 5세트 14차례 공격을 기록했다. 도로공사의 블로킹이 계속 따라붙었지만, 단 한 번도 막히지 않았다. 공격범실 1번을 제외하고 10개를 성공시켰고, 팀은 이겼다. 케이타는 상대의 3인 블로킹도 쉽게 무력화시키는 타점이 무시무시하다. 이틀마다 경기를 하는 ‘봄 배구’는 체력 싸움이고, 이 때는 타고난 높이가 우승을 가른다. KB손해보험이 무서운 이유다.

신장과 관계없이 잘할 수 있는 것이 기술이다. 우리 선수들에게 특화된 분야다. 공을 다양한 방법으로 때리는 능력이다. 손목을 비틀기도 하고, 공을 깎아서 때리기도 한다. 상대 블로킹을 이용하는 눈도 포함된다. GS칼텍스 이소영, 유서연이 신장의 약점을 극복하는 방법이다. 공을 때리는 순간을 조절하는 고급기술도 있다. 반 박자 빨리 또는 늦게 때리면서 블로킹을 공략하는 것이다. 한국전력 서재덕, 박철우와 대한항공 정지석이 이런 기술을 잘 구사한다. 정지석은 기술도 있지만 타점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기에 상대팀이 두려워한다. 흥국생명 김연경은 4가지 기술과 조건을 두루 갖췄기에 많은 지도자들이 좋아한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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