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플렉센-브룩스가 증명한 구애의 이유, 올해는 멩덴-수아레즈?

입력 2021-01-06 1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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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10개 구단의 외국인선수 영입 후보군은 대동소이하다. 한정된 예산 때문에 데려올 수 있는 선수의 클래스는 어느 정도 정해져있다. 리스트 최상단에 있는 선수들이라면 대부분의 구단이 군침을 흘린다. 물론 영입전의 열기와 성적이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확률이 가장 높은 것은 분명하다. 2020년 새 외국인투수들 중에선 애런 브룩스(KIA 타이거즈)와 크리스 플렉센(전 두산 베어스)이 계약 이전부터 주목받았고, 시즌 내내 그 이유를 입증했다.

올해 최고 외국인투수는 누구일까. 모든 것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지만, 영입경쟁의 뜨거움만 살펴본다면 다니엘 멩덴(KIA)과 앤드류 수아레즈(LG 트윈스)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높다. 지난해 브룩스, 플렉센을 향한 물밑 관심과 비슷한 분위기다. 멩덴과 수아레즈 모두 신규 외인 몸값 상한선인 100만 달러(약 10억9000만 원)를 꽉 채운 게 아깝지 않다는 평가다. 일부 구단에선 “100만 달러에 잡은 게 호재인 수준”이라는 목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멩덴은 최근 2년간 KBO리그 복수 구단의 외국인투수 리스트 꼭대기에 있었다. 지난해에도 몇몇 KBO리그 구단이 공식적으로 멩덴의 영입을 제안했지만, 원 소속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단호히 선을 그었다. 지난해 입맛을 다셔야 했던 팀의 감독이 “그 콧수염 선수가 참 아쉽다. 오클랜드가 풀어주기만 한다면 KBO리그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텐데…”라며 혀를 차기도 했다.

멩덴이 2020년 2월 우측 팔꿈치 관절경 수술을 받아 변수가 생겼기에 KIA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심각한 수술이 아닌 시술 수준으로 몸 상태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후문이다. 일부 팀들은 최고의 인맥을 자랑하는 맷 윌리엄스 감독 카드를 쓴 KIA에 부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멩덴을 향한 관심이 지난 시즌을 앞둔 스토브리그에 정점을 찍었다면, 올 겨울 뜨거운 감자는 수아레즈였다. 원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도 공들여 키운 유망주였기에 적잖은 이적료 지불은 필수였다. 100만 달러 상한액이 있으니 선수에게 줄 수 있는 계약금과 연봉, 샌프란시스코에 줘야 할 이적료의 비율 설정이 관건이었다. LG가 이 대목에서 수완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차명석 LG 단장은 “건강한 데이비드 허프를 기대한다. 구위 자체는 허프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내렸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2016년 후반기 13경기만 뛰며 7승2패1홀드, 평균자책점 3.13으로 펄펄 날았던 허프에 대한 향수를 지울 수 있다는 평가다.

시즌 전 현장 관계자들의 평가(예상)는 맞는 것만큼이나 틀리기도 한다. 커리어와 기량보다는 적응력이 더 중요하다는 말은 괜한 소리가 아니다. 다만 브룩스, 플렉센의 선례를 고려하면 멩덴, 수아레즈에게도 충분히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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