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사커] 돌고 돌아 다시 울산 온 이호 “홍 감독님 계셔서 조금의 고민도 없었다”

입력 2021-01-1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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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 이호. 사진제공|울산현대축구단

이호(37)가 처음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은 건 2003년이다. 브라질 유학파이기도 한 그는 자유계약으로 호랑이 군단에 입성했다. 4년 간 뛰면서 많은 추억을 만들었다. 청소년대표팀에 선발되는 등 전도가 유망했던 그는 주전자리를 꿰찬 2005년 36경기를 뛰며 울산의 2번째 리그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됐다. 특히 2006년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딕 아드보카트 감독(네덜란드)의 총애를 받으며 ‘황태자’ 라는 애칭도 얻었다. 중원 압박과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탁월해 월드컵 본선까지 중용됐다. 당시 대표팀 코치였던 홍명보 울산 감독과는 그 때 처음 만났다.

이호는 “당시 울산에서 신기하면서도 놀라운 경험을 했다”면서 “훌륭한 선배들이 많았고,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데 같이 뛸 수 있어 정말 행복했던 시절”이라고 추억했다.

월드컵 이후 러시아 무대에 진출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입단해 두 시즌을 뛴 뒤 2009년 1월 K리그에 복귀했다. 성남 일화(현 성남FC) 유니폼을 입고 그 해 35경기를 뛰었고, 2010년엔 알 아인(UAE)과 오미야 아르디자(일본)를 거쳤다.

20대 중반이 되자 군대 문제가 걸렸다. 2011년 K리그에 복귀한 건 상무 입대를 위해서였다. 그 때 울산이 러브 콜을 보냈다. “감사하게도 울산이 손을 내밀었다”는 이호는 2년간 70경기(2011년 40경기, 2012년 30경기)에 출전하며 리더 역할을 톡톡해 했고, 특히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선 전 경기를 뛰며 우승에 앞장섰다.

이호는 “처음 울산에 입단했을 때는 어린 나이여서 형들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됐다. 하지만 두 번째는 달랐다”면서 “내가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을 많이 했던 시절”이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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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를 마친 이호는 2014시즌 말미에 울산에 복귀했다가 이듬해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었다. 두 시즌을 뛰면서 2015년 리그 우승, 2016년 ACL 우승을 경험한 그는 이후 태국으로 건너가 3시즌을 소화했다. 나이는 이미 30대 후반으로 접어들었다.

울산이 다시 이호를 영입했다. 7년 만의 친정팀 복귀이자 3번째 울산 입단이다. 울산은 그에게 플레잉코치를 맡기며 선수단과 코치진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호는 “태국에서 뛸 때 운동하는 게 나쁘지 않았다”면서도 “울산에서 원한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는 조금의 고민도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가 꼽은 복귀 이유는 첫 번째는 울산이라는 팀 때문이고, 두 번째는 홍명보라는 감독 때문이다. 홍 감독에 대해 이호는 “선수로서 뿐만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존경하는 분”이라면서 “팀의 목표를 위해 도울 수 있는 역할을 고민 하겠다”고 밝혔다.

이호의 목표는 우승이다. 그는 “늘 우승을 생각하고 시즌을 시작한다”면서 “울산에서 우승한 뒤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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