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현대가 1세대 막 내리다, 정상영 KCC 명예회장 별세

입력 2021-01-31 15: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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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3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6세. 고인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냇동생이다. ‘영(永)’자 항렬의 현대가 창업 1세대 중 마지막으로 타계해 현대가를 이끌던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는 이제 막을 내렸다.

1936년 생인 고인은 한국 재계에서 창업주로서는 드물게 60년 넘게 경영일선에서 몸담았다. 국내 기업인 중 가장 오래 경영현장을 지켜온 기업인이었다. 1958년 슬레이트를 제조하는 ‘금강스레트공업주식회사’를 창업한 고인은 맏형인 정주영 명예회장의 도움없이 스스로 기업을 성장시켰다. 1974년에는 ‘고려화학’을 세워 유기화학 분야인 도료사업에 진출했고, 1989년에는 건설사업부문을 분리해 금강종합건설(현 KCC건설)을 설립했다. 2000년에는 ㈜금강과 고려화학㈜을 합병해 금강고려화학㈜으로 새롭게 출범한 이후 2005년에 금강고려화학㈜을 ㈜KCC로 사명 변경해 건자재에서 실리콘, 첨단소재에 이르는 글로벌 첨단소재 화학기업으로 키워냈다.

고인은 ‘산업보국’ 정신으로 한국경제 성장과 그 궤를 같이 하며 현장을 중시했던 경영자였다. 건축, 산업자재 국산화를 위해 외국에 의존하던 도료, 유리, 실리콘 등을 자체 개발해 엄청난 수입대체 효과를 거두고 기술국산화와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첨단 기술 경쟁력 확보에도 앞장서 1987년 국내 최초로 반도체 봉지재(EMC) 양산화에 성공했고, 반도체용 접착제 개발 및 상업화에 성공하는 등 반도체 재료 국산화에 힘을 보탰다. 1996년에는 수용성 자동차도료에 대한 독자기술을 확보함했고, 2003년부터는 실리콘 원료(모노머)를 국내 최초로 독자 생산하기 시작했다. 소탈하고 검소한 성격으로 평소 임직원들에게 주인의식과 정도경영을 강조했고, 인재육성을 위해 동국대, 울산대 등에 사재 수백 억 원을 쾌척하는 등 국가에 필요한 인재 성장을 위해 큰 힘도 보탰다. 유족으로는 부인 조은주 여사와 정몽진 KCC회장,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정몽열 KCC건설 회장 등 3남이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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