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인터뷰] 타격장인에게 오렌지주스 들고 찾아간 열정…“NC에서 모두 쏟겠다”

입력 2021-02-03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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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네 번째 유니폼을 입은 NC 전민수는 어느 때보다도 독한 마음으로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 | NC 다이노스

프로 네 번째 유니폼을 입은 NC 전민수는 어느 때보다도 독한 마음으로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 | NC 다이노스

프로 14년차. 지난겨울 찾아온 세 번째 방출 소식에 내심 유니폼을 벗은 뒤 다음 인생 계획을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디펜딩 챔피언’이 손을 내밀었다. 스스로의 표현처럼 대형 프리에이전트(FA)는 아니지만 언제나 수요는 있었다. 그만큼 매력이 있는 선수라는 의미다. 전민수(32·NC 다이노스)는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2021년을 준비하고 있다.

전민수는 2008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로 현대 유니콘스에 지명됐다. 히어로즈에서는 1군보다 2군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고, 경찰 야구단 전역 후 이내 방출의 아픔을 겪었다. 2014년 KT 위즈 유니폼을 입고 조금씩 1군 기회를 얻었으나 역시 2018시즌 후 방출. 이번에는 LG 트윈스가 손을 내밀었다. 2019년까지만 해도 75경기에 나서며 대타 요원으로 활약했으나 지난해 4경기 출장에 그쳤고 또 한번 아픔을 겪었다. “이제 정말 야구를 그만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뇌리에 가득했다.

그러던 차에 NC의 연락이 왔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훈련 중이던 NC는 그때 이미 2021시즌 전력 보강책 중 하나로 전민수 영입을 결정했다. 전민수는 “유명한 선수도 아니고 FA 자격을 갖춘 것도 아니지만 또 한번 감사한 기회를 얻게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전민수는 LG와 계약 직후 “많은 대타자들에게 이것저것 배우고 싶다”는 목표를 드러낸 바 있다. 이병규, 박용택, 김현수 등 한국야구 좌타자들이 LG에 모두 집결해 있었기에 가능한 목표였다. 모두에게 노하우를 물어봤지만, 그 중에서도 박용택을 찾는 일이 가장 잦았다. 탄산을 안 먹는 박용택의 스타일에 맞춰 오렌지주스를 들고 방에 찾아가기도 했다. 박용택이 알려주는 노하우 하나하나를 수첩에 받아 적으며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전민수는 “최고의 명문 구단 LG에서는 야구 기술적으로, 야구 외적으로 배운 게 정말 많다. 감사했던 2년이었다”며 “대선배들이 그냥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간 게 아니었다. LG에서 배운 걸 바탕으로 NC에서도 내 역할을 해내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NC 외야는 이명기~애런 알테어~나성범으로 구축돼있다. 전민수가 지금 당장 비집고 들어갈 틈이 좁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주전으로만 144경기 장기 레이스를 치르는 것은 아니다. 전민수와 같은 스페셜리스트의 존재가 꼭 필요한 이유다. 이동욱 감독도 “전민수를 비롯한 백업 외야수들 모두 각자의 강점이 뚜렷하다”며 폭넓은 경쟁을 시사했다. 전민수의 야구가 다시 시작됐다.

마산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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