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 네 번째 유니폼을 입은 NC 전민수는 어느 때보다도 독한 마음으로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 | NC 다이노스
전민수는 2008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로 현대 유니콘스에 지명됐다. 히어로즈에서는 1군보다 2군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고, 경찰 야구단 전역 후 이내 방출의 아픔을 겪었다. 2014년 KT 위즈 유니폼을 입고 조금씩 1군 기회를 얻었으나 역시 2018시즌 후 방출. 이번에는 LG 트윈스가 손을 내밀었다. 2019년까지만 해도 75경기에 나서며 대타 요원으로 활약했으나 지난해 4경기 출장에 그쳤고 또 한번 아픔을 겪었다. “이제 정말 야구를 그만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뇌리에 가득했다.
그러던 차에 NC의 연락이 왔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훈련 중이던 NC는 그때 이미 2021시즌 전력 보강책 중 하나로 전민수 영입을 결정했다. 전민수는 “유명한 선수도 아니고 FA 자격을 갖춘 것도 아니지만 또 한번 감사한 기회를 얻게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전민수는 LG와 계약 직후 “많은 대타자들에게 이것저것 배우고 싶다”는 목표를 드러낸 바 있다. 이병규, 박용택, 김현수 등 한국야구 좌타자들이 LG에 모두 집결해 있었기에 가능한 목표였다. 모두에게 노하우를 물어봤지만, 그 중에서도 박용택을 찾는 일이 가장 잦았다. 탄산을 안 먹는 박용택의 스타일에 맞춰 오렌지주스를 들고 방에 찾아가기도 했다. 박용택이 알려주는 노하우 하나하나를 수첩에 받아 적으며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전민수는 “최고의 명문 구단 LG에서는 야구 기술적으로, 야구 외적으로 배운 게 정말 많다. 감사했던 2년이었다”며 “대선배들이 그냥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간 게 아니었다. LG에서 배운 걸 바탕으로 NC에서도 내 역할을 해내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NC 외야는 이명기~애런 알테어~나성범으로 구축돼있다. 전민수가 지금 당장 비집고 들어갈 틈이 좁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주전으로만 144경기 장기 레이스를 치르는 것은 아니다. 전민수와 같은 스페셜리스트의 존재가 꼭 필요한 이유다. 이동욱 감독도 “전민수를 비롯한 백업 외야수들 모두 각자의 강점이 뚜렷하다”며 폭넓은 경쟁을 시사했다. 전민수의 야구가 다시 시작됐다.
마산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