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국가대표 여준석의 ‘드림 빅’

입력 2021-02-16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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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준석은 고교생 신분으로 국가대표가 되는 영광을 누렸다. 한국농구 최고 유망주로 손꼽히는 그는 KBL을 넘어 해외리그에서 경쟁력 있는 선수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용산고 3학년 진급을 앞둔 여준석(19·203㎝)은 현재 한국농구에서 가장 주목받는 유망주다. 압도적 신체조건(203㎝·97㎏)에 내·외곽 플레이가 모두 가능한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로 이미 고교무대를 평정했다. 프로농구 관계자들에게도 ‘당장 프로무대에 와도 통할 기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준석은 최근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에 출전할 남자농구국가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고교생으로는 여준석이 유일하다. 그는 “대표팀에 뽑혔다는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듣고 처음에는 ‘뭔 소리냐’라고 했다. 놀리는 줄 알았는데, 기사를 보니 진짜더라.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됐다”고 밝혔다.

당초 대표팀은 12일 소집돼 14일 대회장소인 카타르 도하로 출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카타르 측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회를 열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일정은 틀어졌다. 여준석으로선 TV에서나 보던 프로 선배들과 함께 생활할 기대에 부풀어 있었지만, 이를 미루게 됐다. 그는 “프로에서 뛰는 형들과 친분이 전혀 없다. 이승현(고양 오리온) 형과 지난해 여름 픽업 게임을 할 때 한 번 만났을 뿐이다. 대표팀에서 형들에게 농구뿐 아니라 프로팀 생활에 대해서도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었다. 소집이 미뤄져서 아쉽지만, 기회가 있지 않겠나”라며 미소 지었다.

여준석.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고교생 신분으로 국가대표가 된 여준석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경쟁력 있는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2018년 호주 캔버라에 있는 NBA 아카데미에서 1년 반 가량 생활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그는 “호주에서 나와 신체조건이 비슷한 또래들과 농구를 배운 것이 큰 도움이 됐다. 거기서도 힘은 내가 좋은 편이었는데, 점프는 말 그대로 날아다니는 친구들도 많았다. 그 전까지는 대학교 형들과 연습경기를 하면 밀려다녔는데, 호주를 다녀온 뒤로는 한결 쉬워졌다”고 말했다. 이세범 용산고 코치 역시 “대학무대에서도 (여)준석이를 버거워할 정도다”고 덧붙였다.

프로에서 통할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초고교급 선수이기에 그의 행선지를 놓고 벌써부터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준석은 “인터뷰 때마다 듣는 질문이고, 평소에도 주변에서 대학으로 갈 것인지 프로로 갈 것인지에 대해 물어보는 분들이 많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천천히 생각해보려고 한다”고 털어놓았다.

‘국가대표’라는 꿈을 이룬 여준석은 더 큰 무대를 꿈꾸고 있다. 그는 “KBL에서 뛰는 것도 너무 좋은 일이지만, 호주에서 생활하면서 늘 해외리그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NBA가 아니더라도 수준 높은 리그에서 뛰고 싶다. 그래서 대표팀에서도 잘하고 싶다. 세계농구 관계자들에게 나를 알릴 수 있는 기회 아닌가. 대표팀은 해외리그를 향한 내 꿈의 시작이다”며 환하게 웃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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